탈북민 3000여 명, 서울 한복판서 운동회…남북하나재단 ‘어울림 한마당’ 행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6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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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열린 북한이탈주민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서 두 여성 탈북민이 공을 가운데 끼고 달리고 있다. 남북하나재단 제공

탈북민 3000여명이 서울에 모여 어울림 한마당 ‘모이자‧손잡자‧힘내자’ 행사를 개최했다. 14일 서울 중구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남북하나재단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코로나 확산으로 중단됐던 대규모 탈북민 행사가 5년 만에 재개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남북하나재단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탈북민이 주인공인 ‘남북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중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한 배경과 정착 사연을 가진 탈북민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교류·지지할 수 있게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고향음식 나눔, 추억의 놀이 및 운동회, 글짓기 및 노래자랑, 문화·체험 부스 운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탈북민들은 ‘모이자팀’, ‘손잡자팀’, ‘힘내자팀’, ‘하나되자팀’ 등 4개의 팀으로 나뉘어 문화예술공연, 체육대회, 가요제를 진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체육대회 종목 중 ‘병 끼고 달리기’ ‘공 끼고 달리기’ 등은 일반 주민들에겐 생소하지만 탈북민들은 오랜만에 접해보는 북한의 경기 방식이다.

이날 ‘병 끼고 달리기’에서 우승한 ‘힘내자’ 팀의 윤향숙 씨(46세·경기)는 북한 시절의 체육대회를 떠올리며 “그때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생활하다보니 체력도 왜소하여 ‘병 끼고 달리기’에서 3등을 했지만, 오늘은 건강한 체력과 즐거운 마음으로 참가하여 1등을 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인 박영남 씨(52세·서울 노원구)는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외롭고 때론 힘든 시간도 많았는데 오랜만에 하나원 동기와 고향 친구도 만나 고향 음식도 함께 먹었다”며 “앞으로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는 생활의 활력소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남북하나재단 조민호 이사장은 “그동안 코로나로 만남이 쉽지 않았던 탈북민들이 풍요로운 가을의 계절에 한자리에 모여 소중한 추억과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오늘의 어울림을 통해 탈북민 모두가 더 큰 하나가 되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통일의 선발대로 당당하게 살아가길 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행사 개막식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이 참석했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훈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이 축사 영상을 통해 응원을 보냈다. 통일부, KB국민은행, 미래를 위한 사랑나눔협회, (주)명인에듀, 금융산업공익재단, 희망을 나누는 사람들, 타이어뱅크 등 여러 기관과 기업이 이번 행사를 후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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