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튀어나오고 몸 기우뚱”…뇌출혈 어르신 살린 경찰관 눈썰미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11일 17시 26분


코멘트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남다른 눈썰미와 따뜻한 관심으로 뇌출혈 어르신을 살린 경찰관의 이야기가 감동을 전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기 파주시의 한 도로에서 60대 남성 A씨가 역주행으로 교통사고를 냈다.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음주 여부를 측정했으나 혈중알코올농도는 감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어눌한 말투와 그의 차 안에서 발견된 다수의 약으로 마약 투약을 의심했고, 추가조사를 위해 A씨를 파출소로 동행했다. 파출소 도착 후 A씨의 동의를 받아 마약 검사를 진행했지만 마약 역시 검출되지 않았고, 약은 혈압약으로 확인됐다.

음주, 마약 등에 대한 의심이 해소돼 경찰은 추후 사고 조사를 이어가기로 하고 일단 A씨를 귀가시키려 했다. 하지만 A씨를 유심히 관찰하던 베테랑 형사 출신 이봉준 경위가 A씨를 다시 붙잡았다.

A씨의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느낀 이 경위는 “어르신 한 번 걸어보시겠어요?”라고 물었고, A씨는 책상에 손을 짚은 채 똑바로 걷지 못하고 절뚝였다.

이에 뇌출혈 전조증상을 확신한 이 경위는 즉시 119에 신고했고 몇 분 뒤 구급대원들이 파출소에 도착했다. 이 경위는 구급대원에게 A씨의 증상에 대해 설명했고,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경위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형사 시절 국과수 부검을 갔다가 뇌출혈 증상이 있으면 뇌에 피가 고이기 때문에 눈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들었다. 어르신의 눈을 보니 조금 나와있는 게 느껴졌고, 똑바로 걸어보시라 하니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기다리시라 하고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병원에서 뇌출혈 판정을 받았다. 당시 A씨의 말초 혈관에 피가 고여 위급했던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이 경위의 발견으로 A씨는 조기에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현재는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위는 “(A씨) 가족분들이 ‘의사 선생님이 그 경찰관이 사람 살렸다고 말씀해 주셨다’면서 감사하다고 해주셨다”며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