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대비’ 자랑한 잼버리…수도꼭지 틀자 “온수네” “서서히 찬물” 머쓱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4일 11시 15분


코멘트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최종 점검 현장에서 식수대 수도꼭지를 틀어보고 “온수네”라고 말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JTBC 갈무리)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최종 점검 현장에서 식수대 수도꼭지를 틀어보고 “온수네”라고 말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JTBC 갈무리)
폭염 속 행사 강행으로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가 ‘오징어게임’, ‘혐한 제조 축제’ 등의 오명을 쓰고 있는 가운데 사전 점검에서 다수의 위험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안일한 태도로 행사를 강행한 정부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3일 JTBC는 지난달 29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영 전라북도지사,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대회 최종 점검 현장을 재조명했다.

전날인 28일부터 전국은 폭염 특보 상태였다. 불볕더위가 시작된 하루 뒤 이 장관을 포함한 대회 관계자들은 기온이 높은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현장을 방문해 준비 상황과 폭염 대비·인파 관리 등에 대한 대책을 점검했다.

최 사무총장은 폭염 대비를 잘 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식수대 앞에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충분한 물 공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수도꼭지를 열어 본 이 장관이 물에 손을 대보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 장관이 “온수네”라고 하자, 한 직원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 여기는 일반 물만 나온다”고 말했다. 찬물만 공급하는 수도관이 달궈져 뜨거운 물이 나온 것이다. 김 지사는 “서서히 시원한 물이 나오네”라며 수습했다.

이어서 이 장관이 화장실을 둘러보자, 최 사무총장은 “안에는 에어컨(이 있다), 문제는 애들이 너무 시원해서 안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어컨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고 최 사무총장은 다른 직원에게 “에어컨 나오는 데 아직 없어?”라고 물었다.

넝쿨터널을 둘러보는 이 장관과 대회 관계자들. (JTBC 갈무리)
넝쿨터널을 둘러보는 이 장관과 대회 관계자들. (JTBC 갈무리)
최 사무총장은 이 장관에게 현재 유일한 더위 쉼터가 된 넝쿨 터널도 자랑했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자화자찬했던 대회장에서는 개최 사흘 만에 10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대회 사흘 째인 3일이 돼서야 대회 담당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준비를 못 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