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허벅지 상처로 숨진 30대, ‘잠들면 돌로 찍기’ 벌칙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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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에서 3주간 게임머니 논쟁
잠잘 때마다 서로 돌로 때리다 사망”

지난달 29일 도로 졸음쉼터에서 허벅지에 상처를 입은 채 사망한 30대 남성이 가해자와 3주가량 차에서 생활하며 금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둘은 ‘상대방이 잠들면 돌로 허벅지를 때린다’는 벌칙을 서로에게 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지난달 29일 숨진 채 발견된 A 씨에 대한 부검을 최근 진행했다. 사망 원인은 허벅지 상처에 의한 패혈증과 과다출혈이었다. 또 차량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B 씨의 의식이 돌아오자 간이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인터넷 게임을 통해 알고 지내다가 게임머니 등을 빌려주고 받으며 다툼이 생겼다. 7월 초중순 ‘끝장 논쟁’을 통해 채무관계를 정리하자고 합의한 이들은 3주가량 차에 머물며 잠을 거의 자지 않고 말싸움을 이어갔다고 한다.

상대방이 잠들면 서로를 때리며 잠을 깨웠던 이들은 급기야 수면에 빠질 경우 서로의 허벅지를 돌로 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돌로 서로의 허벅지를 5차례씩 번갈아 가며 가격했고 이를 막는 과정에서 손 부위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결국 폭행이 반복되다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40분경 A 씨가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게임에 몰두한 두 사람이 게임과 현실을 혼돈할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계좌 추적 등을 통해 두 사람의 다툼 원인을 좀 더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허벅지 찍기#허벅지 상처#사망#졸음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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