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사망전 ‘연필사건’ 학부모와 수차례 통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3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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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추모객들이 학부모의 괴롭힘으로 추정되는 이유로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신규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2023.07.27.
27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추모객들이 학부모의 괴롭힘으로 추정되는 이유로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신규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2023.07.27.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되며 ‘교권 침해’ 논란을 불러 온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 교사가 사망 전 일주일 동안 학생 간 다툼 문제로 학부모와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연필 사건’이 발생한 날(12일)부터 교사 A 씨가 사망한 날까지 학부모 B 씨와의 통화가 수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유족과 학부모 입장을 고려해 정확한 연락 횟수 등은 유족 측에게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연필 사건은 A 씨 학급 내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과 실랑이를 벌이다 이마를 연필로 긁은 사건이다. A 씨는 부장교사와의 상담에서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차례 전화해 놀랐고 소름이 끼쳤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학부모 B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사망 경위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A 씨의 휴대전화와 교내전화 통화내역 등을 분석 중이다. 교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외에 A 씨의 업무용 PC, 업무일지, 개인용 전자기기 등을 추가확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악성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가족이란 허위사실이 각각 유포된 사건에 대해서도 고소인인 두 의원 측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29일 교사 집회 현장에서 공개된 A 씨 부친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29일 교사 집회 현장에서 공개된 A 씨 부친 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숨진 A 씨의 부친이 딸에게 쓴 편지글이 31일 온라인을 통해 뒤늦게 퍼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버지는 편지에서 “예쁜 딸내미와 함께한 지난 세월이 아빠는 행복했는데 딸내미는 많이 아팠구나. 지켜주지 못한 못난 아빠를 용서해달라”고 썼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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