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칼부림, 허술하지만 계획범죄 가능성↑” 전문가들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6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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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하루 전 휴대전화 초기화 및 PC 부숴
“불안정한 심리상태로 간헐적 계획성 보여”
“사이코패스 해당되는 특징도 가지고 있어”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모(33)씨가 계획 범죄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씨가 불안정한 심리상태로 인해 ‘간헐적 계획성’을 보였으며, 사이코패스의 특징도 갖고 있다고 26일 진단했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조씨가 범행 하루 전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점, 자택에서 쓰던 PC를 망치로 부순 점 등을 토대로 사전에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조씨는 범행 직전 할머니 자택 인근 마트에서 흉기 2자루를 훔친 것으로도 조사된 바 있다.

경찰은 조씨의 휴대전화는 물론 PC에 대한 포렌식을 진행, 포털사이트 검색 기록 등을 확보해 구체적으로 범행을 결심한 시기가 언제인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조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계속해서 시도할 계획이며, 이날 중으로 조씨의 신상공개 정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조씨의 증언 및 증거 인멸 정황 등을 볼 때 계획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불안정한 심리 상태로 인해 조씨의 계획 자체가 허술한 면이 있다고 짚기도 했다. 그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배상훈 우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조씨의) 심리상태는 간헐적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 보니 계획을 세우지만 그 계획이 불안하고 어설플 때도 있고, 폭력적이기도 하다. 이런 면들이 혼재돼 있다”고 했다.

배 교수는 “어떤 면은 굉장히 치밀하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흉기 2자루를 훔쳤지만 1자루를 택시에 두고 내린 것, 택시 기사에게 요금을 주지 않은 점 등은 범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본인이 범행을 해서 얻을 수 있는 효용을 크게 생각하고 증거 인멸의 효과를 크게 생각하는 점, 구체성이 떨어지는 계획을 수립하는 점 등은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비롯된 제한된 합리성으로 인한 ‘간헐적 계획성’”이라고 진단했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반사회적인 사고를 하면서 계획한 범죄인 듯하다”며 “이렇게 센세이션을 만들어 언론에 영웅처럼, 악마처럼 피력되는 것까지가 이 사람의 목표였던 것 같다”고 봤다.

이어 “사이코패스 검사 거부, 진술 번복 등 경찰과 심리전을 벌이는 걸 보면 사이코패스에 해당되는 특징도 틀림없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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