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확인하려고’ 아내 사무실에 휴대폰 숨겨 6시간 넘게 녹음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20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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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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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인 부인의 외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그 사무실에 휴대전화를 숨겨 놓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비롯해 6시간 넘게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이수웅 부장판사)는 건조물침입,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다만 건조물침입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4월 3일 오전 8시 30분쯤 부부사이였던 B씨(52)가 관리하는 강원 원주시의 한 아파트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B씨의 외도사실 등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전화를 숨겨 B씨와 다른 사람 간 대화내용을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측은 당시 서류 파쇄 목적으로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휴대전화를 놓고 나와 우연히 통화내용이 녹음된 것이라며 그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녹음파일의 분량은 6시간 14분 41초에 달하는데, 피고인은 휴대전화를 회수한 뒤 곧바로 긴 분량의 녹음내용 중 피해자의 외도에 관한 증거가 될 만한 내용(녹음 시작 후 약 4시간 10분이 경과한 뒤 대화내용)을 찾아냈다”면서 “이를 토대로 외도여부를 추궁했는데, 미리 계획돼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또 “수사기록상 피고인은 사건 다음날 피해자와 대화과정에서 ‘내가 불법 녹음을 하고 이제까지 뒤에 쫓아다니고 감시한 걸 불법이랑 거기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지면되는 것이고’라고 말했다”면서 “피고인이 실수로 핸드폰을 놓아둔 것이라면 사무실의 구조 등에 비춰 피해자에게 쉽게 발견됐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녹음할 목적으로 사무실에 들어가 건조물침임 혐의도 받았으나,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선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사실혼 기간을 포함해 약 28년간 평범한 혼인 생활을 유지해왔다. 피해자는 2019년 6월부터 피고인 소유였던 사무실에서 공인중개사 업무를 시작했다”면서 “자녀들을 포함한 가족이 모두 사무실 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평소 별다른 통제를 받지 않고 사무실을 드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피해자가 명시적·묵시적으로 피고인의 사무실 출입을 금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는 사건 당일 함께 거주하며 혼인관계를 유지한 점 등이 있다”고 밝혔다.

(원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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