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시간보다 의업에 24시간 우선” 의협, 주석중 교수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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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9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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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아산병원 홈페이지 캡처
고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아산병원 홈페이지 캡처
대한의사협회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를 애도하며 “필수의료 분야 인력의 근무 환경과 안정성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의 더욱 각별한 관심은 물론, 정부의 명확한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의협은 19일 낸 입장문에서 “(고인은) 30년 넘게 의료 현장에서 의술을 펼치며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수술실로 향하는 등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개인의 시간보다 의업에 24시간을 우선해 오셨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의협은 “심장혈관 분야 권위자인 흉부외과 의사 주석중 교수께서 16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인근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셨다”며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많은 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살린 고인은 정작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의협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가슴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의협은 이어 “(주 교수는) 대동맥박리 등 대동맥질환, 대동맥판막협착증 등과 같은 응급 수술이 잦고 업무의 강도가 극히 높은 전문 분야에 꾸준히 투신하며 필수의료 영역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켜오셨다”며 “고인께서는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거처를 두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급환자의 수술 등을 도맡아 왔다”고 했다.

의협은 그러면서 “이필수 의협 회장은 18일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며 “그러나 다시 한번 심장혈관 흉부외과분야에서 고도의 역량을 발휘해 오신 대표적인 석학이자 최고 임상 전문가를 잃었다는 사실에 비통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또 의협은 “심장혈관 흉부외과는 흉부외과에서도 업무 난도가 높고 응급 수술이 잦으며 증가하는 법적 소송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해당 전공의 지원자들이 급격하게 감소해 왔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주 교수님과 같은 인재를 잃은 것은 의료계를 넘어 국가적으로 매우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의협은 “필수의료 분야가 기피과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이를 염려하는 의료계의 마음은 너무도 무겁다”며 “무작정 의대생의 정원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필수의료 분야에 인력이 유입되고 유지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의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응급 상황에 놓인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 많은 의료진들과 함께 의협은 주 교수님의 빛나는 업적과 뜻깊은 헌신을 마음 깊이 새기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주 교수는 16일 오후 1시 20분경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였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주 교수는 점심시간에 잠시 개인 용무를 보고 병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 교수는 1988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를 수료한 뒤 1998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로 근무했다. 2005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의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하버드 의대 버밍엄 여성병원 심장외과 임상 전임의를 거쳤다. 이후 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소장을 맡아 활약해 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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