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화-음악 함께 즐기는 서울광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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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서울광장, 콘서트로 진화
24일 만에 18만 명 이상 방문
“공원 분위기서 독서, 특별한 기분”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네북 콘서트’에서 시민들이 빈백(모양이 자유롭게 변하는 1인용 소파)과 캠핑 의자에 
앉아 독서와 공연을 즐기고 있다. 4월부터 ‘책 읽는 서울광장’을 운영 중인 서울시는 이날 책과 영화, 음악이 함께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네북 콘서트’에서 시민들이 빈백(모양이 자유롭게 변하는 1인용 소파)과 캠핑 의자에 앉아 독서와 공연을 즐기고 있다. 4월부터 ‘책 읽는 서울광장’을 운영 중인 서울시는 이날 책과 영화, 음악이 함께하는 콘서트를 열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수록곡 들으셨습니다. 여러 공연장에 가봤지만 반쯤 누워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하는 모습은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오케스트라 연주가 끝나자 영화평론가 김태훈 씨가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서울광장에선 서울시가 운영 중인 ‘책 읽는 서울광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관객들은 잔디밭 위 빈백 소파(모양이 자유롭게 변하는 1인용 소파) 또는 캠핑 의자에 앉거나 잔디밭에 누워 책과 공연을 함께 즐겼다.

● 책 영화 음악 어우러진 서울광장
최근 야외에서 독서를 즐기는 ‘북크닉’이 인기를 얻으며 서울시가 4월부터 운영 중인 책 읽는 서울광장을 찾는 시민도 늘고 있다. 시는 서울광장에 5000권의 도서를 비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야외 독서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이날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 책, 영화, 음악’이라는 주제로 ‘시네북 콘서트’가 함께 열렸다.

관악합주단 한빛브라스 앙상블의 연주로 시작한 이날 콘서트는 국악그룹 라폴라의 영화 OST 연주와 ‘시네토크’(영화를 주제로 한 이야기), 프로젝트 그룹 도킹의 영화 입체낭독 공연 등으로 채워졌다.

영상 26도까지 올라가는 다소 더운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다양한 색상의 빈백에 기대거나 잔디밭에 앉아 독서를 하며 콘서트를 즐겼다.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한빛오케스트라가 영화 ‘시네마천국’ ‘포레스트 검프’ ‘인생은 아름다워’ 등의 주제곡을 연주할 때는 특히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프로젝트 그룹 도킹은 영화 ‘빅 피쉬’와 ‘원더’, ‘인생은 아름다워’의 장면을 낭독했다. 콘서트 중간중간 낭독이 진행될 때마다 책에 고정돼 있던 시민들의 시선이 무대로 옮겨졌다.

두 딸과 함께 서울광장을 찾은 윤소담 씨(36)는 “아이들이 ‘책 읽는 서울광장’을 좋아해 자주 찾는다”며 “이날은 동화책을 읽으면서 콘서트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예은 씨(25)는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를 좋아해 몇 번이나 봤는데 낭독극으로 들으니 새로웠다”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책 읽는 서울광장을 찾은 방문객은 1만866명이었다. 4월 재개장 이후 매주 목∼일요일 진행했는데 비가 오거나 연휴 때문에 휴장한 날을 제외하고 11일까지 24일 동안 18만2983명이 다녀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책 읽는 서울광장의 목표는 누구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독서를 즐기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광화문광장, 뚝섬한강공원서도 독서 행사

이날 광화문광장에서도 오후 4시부터 야외에서 독서를 즐기는 ‘광화문 책마당’이 펼쳐졌다. 올 4월 처음 시작한 광화문 책마당은 운영 시간을 오전 10시∼오후 5시에서 이번 달부터 오후 4시∼오후 9시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야간 독서에 대한 시민 선호도를 반영해 야간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경 광화문 책마당을 찾은 이지은 씨(31)는 “공원 같은 분위기에서 해 지는 걸 보며 독서를 즐기니 더 특별한 느낌”이라고 했다.

17일에는 뚝섬한강공원에서도 야외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책 읽는 한강공원, 북적북적’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책#영화#음악#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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