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핵심은 교육…“저출산, 돌봄, 사교육비도 해결될 것”, 글로컬 대학 선정 기준은 통합과 재정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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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인터뷰

우동기 국가균형발전 위원장은 “공교육으로만 의대를 간다면 교육문제는 다 해결된다”라면서 교육 혁신이 이뤄지는 교육자유특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우동기 국가균형발전 위원장은 “공교육으로만 의대를 간다면 교육문제는 다 해결된다”라면서 교육 혁신이 이뤄지는 교육자유특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18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은 교육정책에 있다”고 강조하며 교육자유특구를 자세히 설명했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은 통합적”이라면서 대학가 초미의 관심사인 ‘글로컬대학 30’ 선정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우 위원장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으며 대구시 교육감과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역임한 폭넓은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과 균형발전을 접목한 현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사실상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법안인 ‘지방자치 분권 및 지역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야당과 교육감들이 반대했던 조항들을 당정 협의를 통해 수정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어떻게 수정했나.


“교육자치 훼손 우려를 낳았던 35조의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라는 문구를 ‘연계·협력을 위해 노력한다’로 바꿨다. 36조의 교육자유특구의 설치·운영에 대해서도 ‘해당 지역 시·도지사, 교육감의 공동 신청을 거친다는 문구를 추가해 지역 사정에 맞는 교육을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했다. ‘지방자치 분권 및 지역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은 향후 입법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간판이 될 교육자유특구법과 기회발전특구법의 모법(母法)이 된다.”

-‘지방자치 분권 및 지역 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기도 전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세종으로 옮긴 이유는 무엇인가.


“균형위 세종시 이전은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의지 표현이다. 대통령 직속 기구가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고 진정한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두 달여 동안 세종에서 근무해 보니 근처의 유관 부처들과 긴밀한 정책 논의가 가능하고 정부와 지자체 간 소통과 협업에 더 유리하더라. 이 법이 통과되면 균형위는 지방시대 위원회로 새 출발 한다.”

-왜 교육정책이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인가.


“교육 문제로 지역 불균형이 심화했기에 이를 해결하면 지역 불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저출산, 돌봄, 사교육비는 모두 교육과 관계 있다. 출산 친화적 교육정책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다.”

-교육자유특구에서는 교육정책이 어떻게 구현되나.


“교육자유특구는 각 지역의 사정에 맞게 지방정부, 교육청, 대학이 힘을 모아 교육정책을 설계한다. 최종 목표는 지방의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아 지방에 정착하는 것이다. 이 안에서는 지방정부가 돌봄과 보육을 책임지고, 교육청은 공교육을 경쟁력 있게 해 사교육비를 안 들어가게 하며 지역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에 혜택을 줘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

-엘리트 교육을 하는 지역이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교육자유특구는 수월성 교육을 하는 특목고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국제 바칼로레아(IB)와 학생부종합전형 등에서 추구하는 창의적 교육을 하는 지역이다. 그래야 경쟁 교육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 지방은 사교육비 부담이 크고 수능에서도 고득점이 불리하지만, 교육과정과 내용을 혁신해 공교육으로만 의대에 간다면 교육 문제는 다 해결된다.”

-글로컬 대학 30은 지역 균형개발에 어떤 의미가 있나.


“지속 가능한 대학 30개란 의미다. 지방에 지역 발전과 지방시대의 동력이 될 수 있는 대학이 있어야 한다. 학령인구 급감 시대에 몇 개 대학이라도 생존해서 그 지역의 혁신 역량을 보여줘야 지역이 산다. 글로컬 대학은 대학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특성화 대학, 성장 지향적 모델이 아니다. 교육부에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대학 정책을 다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균형발전 차원에서 글로컬 대학 선정에 어떤 기준이 적용돼야 하는가.


“대학이 지속 가능한 재정 확보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는 통합이 중요하다. 통합과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1000억 원을 지원하지만, 대학도 그 정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통합으로 하나의 대학이 됐을 때 정원을 줄인다는 의미도 있지만, 재원을 확충한다는 것도 있다. 1000억 원을 받고 손 터는 계획은 절대 안 된다. 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지냈던 내가 주교님께 전국에 있는 가톨릭 계열 대학 11개를 통합하자고 건의했다. 학생이 없어서 서울 광주 대구 교구에 대학이 하나씩만 있어도 유지될까 말까 하는 상황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등 3개 대학은 경쟁력 없는 학과는 없애고 경쟁력 있는 학과를 합치자는 합의를 했다고 한다.”

-글로컬 대학 선정에 거점국립대에 대한 배려는 없는가.


“글로컬 대학 선정은 거점국립대 위주가 아니며 거점국립대를 보장하는 논리도 없다. 거점국립대는 혁신 역량을 선도적으로 발휘할 때 가치가 있는데 지금까지 거점국립대는 혁신 노력이 없었다. 학생이 모자란 데 거점국립대가 거점 시도별로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보다 부산대와 경북대를 통합해 학생 수를 반으로 줄일 테니 여기에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요구하는 게 더 맞다. 이게 정부가 바라는 것이다.”

-글로컬 대학을 추진하면서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학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시도지사들이 돈 나눠주는 권한만 행사할까 걱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을 이해해 예산의 10%를 대학에 쓰겠다는 이철우 경북지사 같은 분에게는 더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만족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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