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전 제주 서건도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서귀포소방서 제공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만 자갈길이 모습을 드러내 ‘제주판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서건도에서 몰래 캠핑을 하다 불을 낸 30대 남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피우던 모닥불을 제대로 끄지 않아 불을 낸 혐의(실화)로 30대 남성 A 씨와 30대 여성 B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7일 오전 7시 7분경 서귀포시 강정동 서건도에서 캠핑 중 피운 모닥불을 방치해 임야 99㎡와 소나무 10그루 등을 태운 혐의를 받는다.
밀물 때의 제주 서건도. 동아일보DB
서건도는 공원녹지법상 도시공원으로 분류돼 지정된 곳 외에서의 야영과 취사, 불을 피우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이를 어길 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A 씨 등은 지난 26일 썰물 때 서건도에 들어가 같은 날 오후 10시경 모닥불을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본섬에서 소방호스를 300m가량 연결해 서건도로 진입, 약 3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진압 당시 바닷물은 무릎까지 차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바람에 날린 모닥불 불씨가 비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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