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경찰청 차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9.20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2대 본부장에 우종수(55) 경기남부경찰청장(치안정감)이 임명된 것은 ‘경찰대 출신 견제’와 ‘정순신 낙마’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독점’을 해소한다는 정부의 기조와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 낙마 후 불거진 경찰 내부 불만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외부 인사 공모 시 인사검증 등에 한달 이상 소요돼 공백이 길어진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7일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우 경기남부청장을 내정했다. 국수본부장은 임기 2년의 개방직이다.
관련 법에 따라 경찰청장이 국수본부장을 추천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한 뒤 국무총리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다.
신임 국수본부장 내정은 정 변호사가 아들 학교 폭력 문제로 사의를 표명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정순신 변호사 낙마 사태로 대통령실과 경찰의 인사 검증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졌다.
경찰 내부에서도 경찰의 수사를 총 책임지는 국수본부장에 검찰 출신을 임명한 것을 두고 반발이 거셌다. 급기야 일부에서는 윤희근 경찰청장의 ‘용퇴론’ 불거지기도 했다.
윤 청장은 지난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정 변호사의 낙마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가능하면 내부에서 역량 있는 사람을 찾지 않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게 내 의견이라고 (대통령실에) 말씀드린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경찰대 출신이 대부분 고위직을 차지하는 ‘경찰대 카르텔’을 깬다는 정부의 기조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 내정자는 경찰대 출신이 아닌 행정고시 38회 특채로, 지난 1999년 경찰에 입직했다.
일선 서에서는 현장을 중시하는 우 본부장의 임명을 반기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는 서울 용산경찰서장, 경찰청 인사담당관, 행정안전부 치안정책관,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경찰청 형사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우 내정자는 서울청 수사부장으로 일하던 지난 2018년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장을 잘 알고 있는 내부 인사가 내정됐으면 하길 바랐는데, 조직 내 사기 진작 차원에서라도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최근까지도 일선 서에서 근무하며 수사 현안을 잘 알고 있는데다가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 이해를 해 줄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국수본이 출범한 지 2년이 지나 조직에 대한 안정화도 충분히 고려해야할 시기”라며 “(우 청장처럼) 경찰 인사와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한 인사가 오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 일각에서는 수사 실무 경험이 풍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 내정자의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경찰의 한 수사 부서 관계자는 “드루킹 수사 지휘를 맡은 수사부장 전까지 수사 실무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전임 남구준 국수본부장과 비교해 수사 전문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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