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위해 빈방서 숨어 지내던 40대, 건물주 살해…징역 30년 확정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16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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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을 위해 빈 원룸에 숨어 지내다 마주친 건물주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6일 살인, 특수건조물침입,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상해, 특수협박, 감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40대 피해자 여성 A씨를 스토킹하고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흉기를 들고 협박해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A씨가 경찰에 신고한 뒤 더 이상 만나주지 않자 A씨 여동생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원주 소재 원룸 건물의 공실에 숨어지냈다.

그러던 중 수도 동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에 들어온 60대 여성 건물주 B씨와 마주쳤다. 김씨는 휴대하던 흉기로 B씨를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김씨 혐의를 전부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과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에 10년간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도 내렸다.

김씨는 건물주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확고한 의사로 살해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B씨와 마주쳤을 당시 충분히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던 점, 쓰러진 B씨를 원룸 화장실 안으로 옮긴 뒤 혈흔이 묻은 옷을 벗기는 등 증거를 인멸한 점을 지적했다.

A씨에 대한 범행과 관련해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일말의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엄중한 처벌을 해야 마땅하다면서도 살인 범행이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형량을 징역 30년으로 낮췄다.

재판부는 “항소심 법원에 이르러 자기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B씨 유족들과 A씨에게 사죄의 뜻을 표명했고 뒤늦게나마 여생을 마칠 때까지 속죄하며 살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연령·성행·환경, 피해자 관계, 범행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2심이 징역 3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김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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