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더니 선 넘네”…12년 학폭 가해자의 적반하장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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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9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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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표예림 씨.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갈무리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표예림 씨.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갈무리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가해자와 나눈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가해자는 피해자에 “안타깝다”, “드라마 보고 선 넘는다는 말이 많아” 등의 말을 해 뭇매를 맞고 있다.

7일 피해자 표예림 씨(28)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학교폭력의 공소시효 폐지를 건의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13분46초 분량의 영상에는 표 씨가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A 씨와의 통화 녹취록이 담겼다.

A 씨는 “궁금한 건 물을 수 있지 않냐”며 방송 내용을 보고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방관자에게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고 진술자 모두의 익명성을 보장하겠다. 만약 어길 시 어떠한 민·형사적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의 내용을 읊었다. 이는 표 씨가 동급생들에게 목격자 진술서를 받으며 제공한 각서로 추정된다. A 씨는 이를 언급하며 “이걸 안 지키면 네가 법적 책임을 받는 게 맞냐”고 물었다.

이에 표 씨는 “아직 그 진술서를 적은 친구들은 아무한테도 얘기한 적 없다”며 “내 부모님이나 애인한테도 얘기 안 했다. 나는 익명성을 보장한 것”, “피해를 보지 않았는데 내가 왜 그 책임을 져야 하냐”고 답했다.

하지만 A 씨는 “안타까워서 그렇다”, “네가(표 씨) 어떠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져도 괜찮은 거지?”, “진술서의 익명성을 보장 못 한 것 맞지?” 등의 질문으로 거듭 회유했다. 이어 “네가 자꾸 다른 애들한테 연락한 것도 다 알고 있다”며 “드라마 보고 선을 넘는다는 말이 너무 많다”, “진짜로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고도 했다.

표 씨가 공개한 가해자와의 통화 녹취록. 유튜브 아린다움 표예림 갈무리
표 씨가 공개한 가해자와의 통화 녹취록. 유튜브 아린다움 표예림 갈무리
앞서 MBC ‘실화탐사대’에서 표 씨는 12년간 학교 폭력을 당한 사연을 공개했다. 표 씨와 동급생들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표 씨의 얼굴을 변기에 밀어 넣기, 신발 안쪽에 압정 넣기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은 표 씨의 주장을 모두 부정했다.

한편 표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복수하기 위해 (방송에) 출연한 것도, 가해자들에게 대체 왜 그랬냐고 묻고 싶어서도 아니다. 현재 학폭 피해를 받고 있거나 고소를 준비하려는 분들을 위한 법 개정을 하고 싶어서 출연했다”며 국민청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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