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발굴조사… 마한 분구묘 중 ‘최대규모’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8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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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에서 지난해 땅콩경작을 위한 밭갈이 중 무덤의 뚜껑돌로 추정되는 대형석재와 토기 등이 발견돼 문화재청 긴급발굴조사 대상에 선정됐던 ‘봉덕리 고분군 3호분’이 마한시대 최대규모의 ‘분구묘(墳丘墓)’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오전 고창군에서는 ‘전북마한사 발굴조사 및 정비사업 일환’으로 추진 중인 ‘고창 봉덕리 고분군’ 3호분 시·발굴조사 현장설명회가 열렸다.

이번 조사는 2015년 사적으로 지정된 고창 봉덕리 고분군(1, 2호분)과 같은 구릉에 위치한 3호분에 대한 시·발굴조사다.

조사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의 사적 확대 지정과 더불어 마한고분의 성격 및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다.

봉덕리 고분군 3호분은 규모가 남북 85m, 동서 70m에 달하고 국내 마한 분구묘 중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선행의 성토층에서는 기원후 3세기 중·후반대의 매장시설(통나무관, 목관)과 토기 등이 출토됐고 5세기 중·후반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5m 무덤은 영산강유역권의 마한 분구묘와 유사한 분구 축조 양상을 띄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의 성과는 3호분의 분구 축조방식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즉 격자 상으로 구획한 다음 성토 경계를 ‘토괴(土塊·흙덩이)로 구분해 쌓아 올렸고 점토와 사질토를 번갈아 쌓는 ’판축기법‘도 일정부분 반영됐으며 서쪽 사면은 단단하게 다져진 상태다.

또 1호분과 같은 ’돌방무덤‘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선행 분구 성토층(3세기 중후반)에서 추정 통나무관, 토광묘가 확인됐고 후행의 대규모 분구 성토층에서는 5세기 ’옹관‘ 등이 확인돼 3호분의 축조기간이 250여년간 지속됐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특히 이번에 조사기 진행된 봉덕리 고분군 3호분의 경우 수직성토 및 격자망 구획에 의한 구획성토의 흔적이 뚜렷하다는 점을 학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영산강유역권의 나주 장동리고분, 복암리 3호분, 신촌리 9호분, 무안 고절리고분, 덕암고분, 영암 자라봉고분, 해남 만의총 3호분, 영암 옥야리 방대형고분 등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전반의 마한 분구묘에서는 흙덩이를 이용해 쌓아 올린 형태가 나타난다.

즉 기존의 영산강유역권 마한 분구묘보다 이른 시기의 축조물로 보여지면서도 축조양식에서는 더 진보된 형태를 띄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마한시대 지역별로 약간 다른 고창만의 양식일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심덕섭 군수는 “대규모 토목공사 방식으로 초대형 무덤을 만드는 등 우리나라 마한문화의 최성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마한 고분의 축조방식과 변화, 성격 등을 통해 사적 확대를 추진하고 마한역사문화권 정비계획을 통해 인근의 만동유적(도기념물), 태봉(예지리) 토성 등 마한 역사유적들을 포함한 학술조사 및 유적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2009년 이뤄진 봉덕리 1호분 조사에서는 돌방무덤(석실) 5기, 옹관 2기 등이 발견됐고 이 중 4호 돌방무덤에서는 금동신발(보물)을 비롯한, 중국제청자, 죽엽형 은제머리장식 등 마한 모로비리국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는 위세품 등이 출토돼 2015년 사적으로 지정된 바 있다.

[고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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