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만 7000만원”…폐암환자, ‘눈물의 청원’ 5만명 달성

  • 뉴시스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를 폐암 진단 후 처음 쓰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적용해, 한달 600만원이 넘는 약값 부담을 덜어달라는 국민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1차 치료급여 요청에 관한 청원’ 글이 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2017년 폐암 2기 진단을 받은 환자라고 밝힌 청원자는 지난 6일 “타그리소를 먹고 암이 사라지는 치료 효과를 봤다”며 “계속해서 복용하고 싶지만 건강보험이 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타그리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이 돈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암 환자와 가족이 치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1차 급여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는 2018년 12월 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추가 허가를 받았지만, 4년 간 보험급여 문턱을 못 넘고 있다. 항암제가 보험급여를 받으려면 꼭 넘어야 하는 첫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아시아인에 대한 유효성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암질심에서 4번이나 통과되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60여 개국에서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적용 받고 있으며 OECD 국가 중 85% 이상이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급여 인정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일본인 대상 리얼월드(실제 처방) 연구 결과 이 약 투여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이 40.9개월을 기록하는 등 3년 이상 생존기간이 나타난 유일한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표적치료제라고 했다.

다른 약 종류에 비해 가격이 비싼 항암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약 5%만 부담하면 되지만, 적용 안 되면 고스란히 자비로 내야 한다.

청원자는 “나만 해도 이미 1년 넘게 타그리소를 먹고 있으니 약값으로만 7000만원을 넘게 썼다”며 “앞으로 어떻게 약값을 마련해야 할지 가족에게 미안하고 큰 고통을 주는 것 같아 괴롭다”고 말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작년 10월 암질심에 1차 치료 급여 적용 검토를 재신청한 상황이다. 내달 암질심에 상정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로 확보된 임상 데이터 등을 보완해 정부에 급여 재신청을 한 상황이고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도 최대한 신속하게 논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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