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수사전담기구인 국가수사본부(국수본)의 2대 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과거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정 변호사는 25일 “(아들의 학폭 사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피해 학생과 그 부모님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부모로서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했지만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다시 돌이켜보겠다”고 다수의 매체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정 변호사를 현 정부 첫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정 변호사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시절 동급생에게 언어폭력 등을 가했다가 전학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정 변호사 아들은 2017년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약 8개월 동안 폭언 등 지속적 괴롭힘으로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 등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피해 학생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정 변호사 측은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재판부는 “학교폭력의 정도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상당 기간 학교폭력을 행사했는데 그 과정에서 큰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 측은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판단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다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19년 4월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전국의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된 것으로 알려진 24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오가고 있다. 정순신 신임 본부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다. 2023.2.2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정치권에서는 정 변호사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녀의 학폭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낸 것은 조국 전 장관 사건에서 국민께 박탈감을 드린 ‘아빠 찬스’의 악몽이 되살아난다”며 “진정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의도가 있다면 직을 내려놓고 피해 학생과 국민들께 진솔하게 사과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염치와 공감능력이 있다면 정 본부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적어도 자녀의 학교폭력에 반성도 사과도 책임도 보이지 않는 뻔뻔한 사람이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일하는 흉악한 일을 국민들이 보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 총괄할 사람을 임명하면서 이 사안을 몰랐다면 심각한 무능”이라며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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