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오세훈 자택 앞 시위…서울시 “이웃 볼모삼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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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 관계자와 당원 등이 서울 광진구 오세훈 서울시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시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 천막 철거 비용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공화당이 오세훈 서울시장 자택 앞에서 1주일 넘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자 서울시는 “사저 이웃을 볼모삼지 말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우리공화당의 ‘천만인 명예회복 운동본부’는 1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광진구 오 시장 자택 앞에 집회 신고를 냈다. 이들은 오 시장이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공화당 집회에는 하루 평균 25명 안팎이 참여하는데, 토요일인 18일 100여명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이 확성기와 마이크는 물론, 애국가나 트로트 같은 음악도 동원해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공화당은 2019년 5월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서 사망한 5명을 추모하는 농성을 벌였다. 서울시는 같은 해 6월 1차 행정대집행을 통해 천막을 철거했고, 2차 행정대집행 직전인 7월 우리공화당은 천막을 자진 철거했다.

그러나 행정대집행 준비 과정에서 이미 1억1000만 원을 지출한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2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우리공화당은 2020년 1월 서울시에 관련 금액을 자진 납부한 뒤 “실행되지 않은 행정대집행 비용을 내라는 것은 위법”이라며 별도의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측은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우리공화당 시위에 대해 서울시는 23일 “시장 사저의 이웃을 볼모삼지 말라”며 공식적인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신선종 미디어콘텐츠 수석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우리공화당이)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돌연 시위전을 시작하고 나섰다”며 “확성기와 마이크에 음악까지 동원한 소음 시위는 오전·오후·주말까지 이어지고 있어 주민들은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안은 누가 봐도 공적인 사안이고, 행정대집행과 법정 다툼이 진행된 건 모두 전임 시장 때의 일임에도 우리공화당은 소음과 억지 주장으로 이치에 닿지 않는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또 “우리공화당이 시장 이웃을 볼모삼아 극심한 소음시위를 계속해도 달라질 것은 전혀 없다”며 “법과 원칙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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