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이 1년 새 10만명당 100건가량 급증했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관심이 아동들의 피해를 바깥으로 드러낸 상황으로 풀이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인 자살률의 경우 2017년 이후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과거 자살률이 높았던 OECD 국가들의 최근 개선세와는 대조됐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021년 기준 10만명당 502.2건으로 전년(401.6건) 대비 100여건 급증했다.
통계청 제공
이번이 역대 최대 증가다.
지난 2001년만 해도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17.7건에 불과했다.
다만 이번 증가세를 정확히 실제 학대사례의 확대로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통계청은 “아동학대 사례건수는 아동학대 피해 신고건수로 집계되고 있어 실제 학대건수가 증가한 것인지, 신고건수 증가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최근 아동학대 사건의 언론보도 이후 국민적 인식 향상과 사회적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신고건수가 증가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과거보다 피해아동이 늘어난 게 아니라, 사회안전망이 확보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아동학대 피해가 밖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아동안전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2000년 이후 빠르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1년에는 10만명당 2.2명으로 1년 전에 비해 0.2명 줄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자살자 수는 1만3352명으로 인구 10만명당 26.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제공
자살률이 전년과 비교해 10만명당 0.3명 증가했다.
통계청은 “자살률은 2000년 13.7명에서 지속 증가세를 보여 2005년에는 24.8명으로 5년간 10명 이상 증가했고 2011년에는 31.7명으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2017년 이후 다시 소폭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남자의 자살률이 35.9명, 여자가 16.2명으로 남녀 모두 2020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2021년에는 70대를 제외한 40세 이상 연령층의 자살률은 감소한 반면, 30대 이하에서는 2020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20~29세는 21.7명에서 23.5명으로, 70~79세는 38.8명에서 41.8명으로 늘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증가 폭이 컸다.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2016년과 2017년을 제외하고 2003년부터 쭉 OECD 회원국 자살률 1위 타이틀을 유지 중이다.
2019년 기준 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5.4명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리투아니아 22.2명, 슬로베니아 17.2명, 벨기에 15.2명, 헝가리 14.8명 순이었다.
특히 자살률이 높은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오히려 자살률이 줄지 않고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통계청은 “2001년 이후 OECD 국가의 자살률은 대부분 감소세이며, 2001년에 자살률이 높았던 라트비아·헝가리·에스토니아·핀란드·일본 등 국가들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금은 15명 미만의 자살률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건강 영역 7개 지표 중 ‘자살률’만 유일하게 악화돼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은 독거노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독거노인 수는 187만5000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인구의 20.8%를 차지했다. 2000년 16.0%에서 빠르게 불어난 것이다.
통계청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00년 339만4000명에서 2022년 901만8000명으로 2.7배 가량 증가한 데 비해 독거노인 수는 54만3000명에서 187만5000명으로 3.5배 증가했다”며 “특히 전남 지역의 독거노인 비율이 26.1%로 가장 높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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