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집단에 결혼정보업체 등 385곳 개인정보 700만건 털렸다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20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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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건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이 20일 전남경찰청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국내 해킹 범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2.20.뉴스1
이용건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이 20일 전남경찰청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국내 해킹 범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2.20.뉴스1
‘해킹 의뢰’ 채널을 운영하며 언론사와 결혼정보업체 등 385개에 달하는 웹사이트를 해킹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디도스(DDOS) 공격과 해킹으로 고객정보를 빼돌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악성프로그램 유포)로 해킹 조직의 총책 A씨(48) 등 7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악성프로그램 유포에 사용할 해외 서버를 구축하기 위해 출국한 연루자 1명을 추적하고 있다.

A씨 등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해킹 조직을 만들어 올해 2월까지 경제언론사, 결혼정보업체 등 385개 웹사이트를 해킹해 고객정보 약 700만건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피라미드식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도박사이트를 제작·관리해주는 토털솔루션 업체를 운영하면서 경쟁 대상이 되는 도박사이트를 해킹해 디도스 공격을 시행했다. 경쟁사의 홈페이지에 과도한 트래픽을 유도해 일시 먹통시키는 수법을 사용해 경쟁사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방식이었다.

SNS 상에서 ‘해킹의뢰’ 채널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전문 해커 B씨(25)를 고용한 조직은 결혼정보업체, 대출상담 사이트 등으로부터 해킹 의뢰를 받아 33만명 가량의 고객정보를 가진 결혼정보업체, 언론사, 성형외과 등 385개 웹사이트를 해킹해 고객정보 약 700만건의 고객정보를 빼돌렸다.

조직은 백신 업데이트 등이 최신화되지 않은 업체들을 최우선 범행 대상으로 노렸고 웹사이트 해킹 1건당 100만원에서 5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겼다.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름과 주소, 성별, 휴대전화 번호, 출신대학교, 직업, 수입 정도, 주식 투자 여부 등이 두루 포함됐다.

해킹을 의뢰한 곳은 대출상담 사이트 등 300여곳으로 추산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해킹을 SNS에서 요구해 고객정보를 받는데까지는 1주일 가량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킹 의뢰를 한 개인이나 업체 등을 대상으로도 수사를 진행,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 경기도, 충남 등 곳곳에 위치한 해커 조직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현장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공범들을 추가 검거했다.

범행에 이용된 30여개 계좌에서도 범죄수익금 10억원 가량을 추징 보전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지만, 추후 해당 명단이 보이스피싱 관련 조직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조치를 취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공조해 피해 업체에 해킹 사실을 통보했다”며 “피해 예방을 위해 백신·보안 프로그램의 최신버전을 업데이트 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근절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해외에서 국내 웹사이트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빼돌리는 범죄가 위주였으나 이번 범행은 국내에서 해킹 조직을 만들어 정보를 빼돌린 범죄”라며 “최신 개인정보 침해 범죄에 대해 치안역량을 총동원해 탐지·추적하는 동시에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피해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무안=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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