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로 시설하우스를 만들어 빨간무, 고수 등을 재배해 팔고 싶어요.”
전쟁의 화마를 피해 광주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들이 자립의 꿈을 담은 협동농장을 운영한다.
광주고려인마을은 9일 광주 광산구 삼도동에서 김준행 광산구새마을회장을 비롯해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동농장 출범식을 갖는다. 협동농장 농지 1650㎡는 광산구새마을회와 그린새마을협동조합이 무상으로 빌려줬다.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한 고려인 동포들은 협동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협동농장에서 재배된 각종 농산물은 광주 광산구 월곡동 중앙아시아테마거리 내 상가에 공급된다. 협동농장에서 생산된 농작물이 남을 경우 광산구새마을회의 지원을 받아 송정시장에 직거래장터를 개설해 판매할 예정이다. 이렇게 마련된 수익금은 고려인 동포에게 돌아간다.
광주고려인마을은 지난해 3월부터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 귀국 운동에 나서 현재 875명이 정착했다. 이들 가운데 600여 명은 광주고려인마을의 도움으로 광주에서 살고 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들은 현지에서 농업에 종사한 농부들이 많다. 이들은 협동농장 하우스를 우크라이나에서의 경험을 살려 철재가 아닌 대나무로 만들었다. 설치 비용을 아끼기 위함이다.
신조야 대표는 “협동농장은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 동포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인구 감소로 신음하는 한국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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