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구속 심문 8시간10분 만에 종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8일 2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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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8일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특혜를 몰아주고, 428억 원의 뇌물을 약속받았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등의 진술에 의존한 완벽한 소설일 뿐이다.”(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측 변호인)

18일 서울중앙지법 김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정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과 정 실장 측은 8시간 10분 동안 팽팽한 공방을 펼쳤다. 정 실장은 지난달 22일 구속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수감 중)과 함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김 부원장 영장을 발부한 판사다.

● 檢 “정진상, 주거지 불명-증거인멸 전력”

검찰은 영장심사에서 정 실장이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거주지인 경기 성남시 대장동 아파트를 드나든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을 거론하며 “주거지가 불명확해 도주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아파트의 폐쇄회로(CC)TV 영상 및 차량 출입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실장이 지난해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유 전 직무대리에게 휴대전화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상세히 설명하며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 측은 민주당 대표실 일을 맡은 후 업무가 과중해 자택에 자주 못 갔던 것이지 도주 우려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정 실장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유 전 직무대리로부터 수시로 보고를 받고, 주요 인허가 문건을 결재하며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주고 수익금을 뇌물로 돌려받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 실장 측은 “유 전 직무대리의 변경된 진술 의신빙성 없으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보호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영장 기각해달라”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정진상 “삼인성호” vs 유동규 “부끄러움 알라”

정 실장은 이날 오후 1시 반경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검찰 정권의 수사는 증자살인, 삼인성호”라며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찰정권의 수사는 살아있는 권력에도 향해야 할 것”이라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소한의 균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검찰이 유 전 직무대리 등의 일방적 진술에 근거해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검찰을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정 실장이 조사 당시 실제 근무한 회사의 4대 보험 서류를 비롯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제시했는데도 검찰은 정 실장이 ‘이재명 변호사 사무장 출신’이라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버젓이 영장에 적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대장동 사건 공판 참석을 위해 같은 법원을 찾은 유 전 직무대리는 정 실장을 향해 “부끄러움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또 “오래된 칠판에 쓰여 있는 글씨는 잘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데, 그걸 쉽게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 측 변호인은 이날 “영장심사 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제안했고 기자단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관계인이 고검이 관리하는 청사 내 기자실에서 브리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기자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 현관문을 폐쇄했다. 이에 기자단은 공식 항의하며 “검찰이 건물 관리 주체라 하더라도 회견을 막으려는 의도로 민원인이 드나드는 출입구를 봉쇄하는 처사는 부적절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 남욱-김만배 다음 주 석방, 폭로 이어질지 주목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이날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 변호사는 21일 0시, 김 씨는 24일 0시 구속기간이 만료돼 석방된다. 이에 따라 남 변호사와 김 씨가 유 전 직무대리처럼 석방 후 이 대표와 최측근들의 의혹을 폭로하고 나설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편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알릴레오TV’에 출연해 “요새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우울증에 걸렸다고 그럴까. 그런 상태”라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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