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패러디에 누리꾼 뿔났다…유튜버는 “차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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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19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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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튜버가 ‘우영우’ 캐릭터의 말투와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우와소’ 갈무리
한 유튜버가 ‘우영우’ 캐릭터의 말투와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우와소’ 갈무리
ENA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패러디한 유튜버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의 어눌한 행동을 따라하는 모습이 장애인 희화화로 비쳤기 때문이다.

18일 유튜버 채널 ‘우와소’(우리 와이프를 소개합니다)에는 ‘이상한 와이프 우와소’라는 제목의 17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유튜버 A 씨는 남편 B 씨에게 밥상을 차려준 뒤 식사를 권하면서 드라마 속 우영우의 말투와 표정, 행동 등을 따라 했다.

A 씨는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는 남편을 굶기는 아내가 되고 그것은 내조의 실패가 되어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 “밥은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에 따라 메뉴가 바뀝니다” 등 우영우의 대사를 인용해 말했다. 이에 B 씨는 “말투가 왜 그러냐” “드라마 좀 작작 보자”고 맞받았다. 그러자 A 씨는 남편의 눈치를 보며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자폐인을 희화화하라고 드라마를 만든 게 아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 큰 상처다” “재미도, 감동도 없고 불쾌감만 남았다” “따라 하는 사람이나 이걸 보고 웃는 사람이나 참 한심하다” “내가 제작진·배우라면 허탈할 것 같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컷. ENA 제공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컷. ENA 제공
특히 한 누리꾼은 “(우영우 역을 맡은 박은빈) 배우는 혹여 누구한테 상처가 될까 어떤 사례도 참고하지 않고 배역을 공부했다는데 결국 이런 사달이 났다”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박은빈은 잡지 ‘얼루어’와 인터뷰에서 “장애인을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게 될까 봐, 내 연기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게 될까 봐 신중하게 생각했다”며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고 어느 하나 거슬리지 않게 잘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워 (출연 제의를) 여러 번 고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은빈은 배역을 위해 자폐 스펙트럼 전문가를 직접 만나 자폐 이론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B 씨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해당 영상은 우영우 캐릭터를 저희 스타일로 패러디한 것”이라며 “만약 저희가 자폐 증상 자체를 희화한 것이라면 아무리 저희를 좋아하는 구독자라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B 씨는 이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인물을 따라 하는 건 가치관의 차이”라며 “우영우(드라마)가 자폐증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친근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유튜브 채널 ‘우와소’ 운영자의 해명글. 유튜브 갈무리
유튜브 채널 ‘우와소’ 운영자의 해명글. 유튜브 갈무리
그러면서 “오히려 장애를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삼으면 그들이 더욱 더 고립될 것”이라며 “이런 말투를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말투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친숙해지고 이해할 기회가 생길수록 비로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것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B 씨는 “‘우와소’ 채널은 저와 비슷하거나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 재밌게 볼 수 있고 그렇게 이끌어가고 싶은 채널”이라며 “본인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구독을 취소하거나 차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해명에도 “아직도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 “사회적 약자를 귀엽다거나 사랑스럽다는 이유로 따라 하는 걸 우리는 ‘희화화’라고 한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따라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법정 휴먼 드라마로, 첫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 연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0.9%로 출발한 해당 드라마는 6회 9.6%로 수직상승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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