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수술한 병사에 “꾀병이지” 괴롭힌 軍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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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12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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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사단 측 “해당 간부 비위 식별해 징계 처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육군 전방 사단에서 근무하던 한 장병이 부대 간부의 폭언에 시달렸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이 간부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마치고 복귀한 병사에게 “살아있었네” “꾀병 부리지 마라” 등의 비아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대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간부를) 징계했다”고 알렸다.

지난 11일 페이스북 커뮤니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지난해 4월 육군에 입대해 6사단에서 통신가설병으로 근무했다는 A 씨의 제보가 올라왔다. A 씨는 평소 훈련 때 1개에 약 30kg의 무게가 나가는 방차통을 매고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입대 반 년 만인 지난 10월 A 씨는 왼쪽 엉덩이에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 달이 지난 후에는 걷기도 못하고 누울 수도 없을 만큼 아팠다고 한다. A 씨는 민간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진행했다.

하지만 A 씨가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은 간부 B 씨의 말 때문이었다. B 씨는 그가 병원에 간다는 사실을 자신이 아닌 중대장에게 먼저 꺼냈다는 이유로 A 씨에게 “군대 왜 왔어? 이 새X야” “돌대가X냐” 등 폭언했다. A 씨는 “군대를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아픈데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수술 후 부대로 복귀했지만 A 씨는 여전히 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이에 중대장에게 현역복무부적합심사(현부심)를 신청했다. B 씨는 A 씨에게 “너 현부심 떨어지면 빵차 다시 맬 줄 알아” “꾀병이지” “아 꾀병인데, 나도 허리디스크 있다고”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A 씨는 현부심을 통과해 의병 전역을 한 상태다. 그는 “군 동기와 통화를 했는데 B 간부가 제 동기들에게 욕설하며 소독약을 얼굴에 바르는 장난을 친다고 들었다”며 “저 같은 피해자가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대에서 느낀 것은 열심히 해봤자 아무도 안 알아준다는 것”이라고 했다.

6사단은 A 씨의 제보에 대해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부대는 지난 4월 말 설문조사를 통해 해당 간부의 비위를 식별하고 부대원과 분리 조치 후 관련 법규와 절차에 의거, 징계 처분했다”고 했다. 또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겠다”고도 약속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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