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법 효력 사라진다…“음주운전 반복 가중처벌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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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26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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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과 음주측정 거부를 반복할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한 ‘윤창호법’의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청주지법 영동지원 등 일선 법원 재판부가 도로교통법 148조의 2 1항에 대해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음주운전과 음주측정 거부로 두 차례 이상 적발된 사람에 대해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형이나, 1000만 원~2000만 원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헌재는 지난해 11월 같은 조항에서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될 경우 가중 처벌토록 한 부분을 위헌으로 판단했다. 이날 결정으로 음주운전 적발 후 음주측정을 거부하거나, 음주측정을 거부한 후 음주운전을 하거나, 음주측정 거부를 반복한 경우도 가중 처벌을 받지 않게 됐다.

헌재는 그 이유로 “법 위반행위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해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음주 치료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 같은 비형벌적 수단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시대 상황과 국민 법 감정을 반영한 형사정책”이라며 합헌 의견을 냈다.

윤창호법은 2018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윤창호 씨 사건을 계기로 2018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가리킨다. 음주운전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고 반복된 음주운전을 가중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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