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 안 주셔도 돼요” 용서한 차주에 가해자가 준 선물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7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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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직후 찍은 사진(왼쪽)과 차량 주인이 받은 선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고 직후 찍은 사진(왼쪽)과 차량 주인이 받은 선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실수로 차량을 들이받은 사람을 용서해준 차주가 사고 가해자로부터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집 주차장에서 일어난 접촉사고 및 진행결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이직을 앞두고 일주일 정도 쉬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아파트 주차장인데 실수로 차를 긁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고를 낸 B 씨는 “식자재 배송 일을 하는데 트럭 후면에 방향지시등 쪽 튀어나온 부분이 차에 걸렸다.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고, 당시 외출 중이던 A 씨는 “확인하고 연락드리겠다. 일단 가시라”고 했다.

A 씨의 차는 번호판과 지지대가 찌그러지고 범퍼가 살짝 긁힌 상태였다. A 씨는 곧바로 정비소에 맡겨 차를 수리한 뒤 B 씨에게 연락했다.

A 씨와 B 씨가 나눈 문자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 씨와 B 씨가 나눈 문자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 씨는 “부품비와 수리비가 얼마 안 나와서 그냥 제가 부담하겠다. 다음부턴 조심해서 운전 부탁드린다. 추운데 수고하시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B 씨는 “감사하다. 실례가 안 된다면 몇 동 몇 호에 사시는지 가르쳐달라. 작은 성의라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A 씨가 농담조로 “초코파이 주시면 잘 받겠다. 다른 건 사양한다”고 하자, B 씨는 “현재 초코파이는 없고 초콜릿이나 과자 종류, 주방 세제, 샴푸, 바디워시 등을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B 씨는 커다란 간식 한 상자를 A 씨 집 앞에 두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상자 안에는 각종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이 가득 차 있었다.

A 씨가 받은 상자.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A 씨가 받은 상자.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상자를 발견한 A 씨는 “문 앞에 웬 박스가 있길래 주소도 없고 그래서 옆집 마트 물건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라며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금액도 적고 차체 흠집이 없어서 그냥 넘어가려고 한 건데 괜히 제가 더 받은 기분”이라며 “안전 운전하시고 좋은 주말 되시라”고 화답했다.

끝으로 A 씨는 받은 선물 상자를 게시글에 첨부하며 “정말 별거 아니고 비용도 얼마 안 들어서 괜찮다고 말씀드린 거고, 초코파이도 그냥 한 말인데 너무 큰 걸 받아서 오히려 죄송하다. 감동받았다”고 남겼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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