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재생산지수, 유행 감소로 전환… 거리두기 해제 가능성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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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주만에 1 미만으로 내려가… 신규확진도 1주새 14만명 줄어
18일부터 ‘인원-시간’ 완전해제 검토… 확진자, 약국 방문 약 수령 가능
現 7일 격리기간도 단축하기로… 요양시설엔 찾아가는 대면 진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포스트 오미크론’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거리 두기 해제, 격리 완화 등 방역 패러다임 전환 방침을 예고하고 나섰다.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엔데믹’(풍토병 전환) 선언에 대해선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 감염재생산지수 11주 만에 ‘유행 감소’ 전환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의 변동을 확인하기 위한 주요 지표로 감염재생산지수(Rt)를 활용한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보다 크면 유행 확산, 1 미만이면 유행 감소를 뜻한다.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에 달한 2월 초 1.6에 이르렀던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주(3월 27일∼4월 2일) 0.91로 1 미만으로 내려갔다. 1월 둘째 주 이후 11주 만이다.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8만6294명으로, 지난주 같은 요일에 비해 14만 명 줄었다.

방역 당국이 거리 두기 해제의 전제로 내놓은 ‘확실한 유행 감소세’가 확진자 감소세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거리 두기 조치가 끝나는 18일부터는 모임 인원 및 영업 시간 제한이 완전 해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현행 7일인 확진자 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직접 약국에 방문해 약을 수령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지금까지는 확진자가 동네 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아도 처방받은 의약품은 가족이나 지인이 대신 수령했다. 다만 전파 예방을 위해 확진자는 약국 문 밖에서 약 조제를 기다려야 한다. 약사가 별도 설치된 ‘의약품 보관함’에 약을 두면 확진자가 찾아가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경우 복약 지도는 전화로 이뤄진다.
○ 정부 “엔데믹 선언 당분간은 어려워”
정부는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코로나19 대응의 ‘끝’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일 브리핑에서 “거리 두기 해제를 엔데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엔데믹 선언 시점은 현재로선 미지수이고,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엔데믹의 정의는 전문가마다 다르지만, 통상 독감처럼 완전히 일상적인 의료체계 내에서 감염병을 관리하는 상황을 지칭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엔데믹 선언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줄어들지 않는 사망자다.

6일에도 사망자 371명이 추가됐다. 최근 5주(2월 27일∼4월 2일) 동안 코로나19 사망자는 누적 9034명으로, 이는 연간 독감 사망자(약 3000명)의 3배에 이른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예를 들어 하루 200명, 1년 6만 명이 사망하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이걸 ‘엔데믹’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먹는 치료제만 제때 투약했더라도 살릴 수 있었을 사망자가 아직도 많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최근 5주간 사망자의 37%(3326명)가 발생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에 대한 추가 대책을 이날 내놨다. 우선 요양병원·시설은 보건소에서 먹는 치료제를 공급받도록 했다. 기존엔 지정 약국이나 일부 감염병 전담병원에서만 약을 받을 수 있었는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또 요양시설은 의료진이 상주하지 않는 만큼 확진자가 발생하면 코로나19 진료 경험이 있는 의사, 간호사로 구성된 ‘기동전담반’이 시설을 찾아가 대면 진료를 하도록 했다.

한편 정부는 지금까지 발생한 확진자들 중 재감염(완치된 후 다시 감염) 환자 비율을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 당초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유행 이후 재감염 비율이 0.0018%라고 발표했는데, 이 통계가 비현실적으로 낮다고 본 것이다. 영국의 경우 최근 확진자 중 재감염 비율이 1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재생산지수(Rt)
확진자 1명이 몇 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지 나타내는 지수. 1 미만이면 유행이 감소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감염재생산지수#엔데믹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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