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먹튀 논란’ 택배견 경태 아빠, 사기혐의로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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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6일 0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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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명예 택배기사 1호’로 임명된 경태. 인스타그램 갈무리
CJ대한통운 ‘명예 택배기사 1호’로 임명된 경태. 인스타그램 갈무리
반려견과 함께 다니며 일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던 택배기사가 강아지 수술비 명목으로 모은 후원금을 가로채고, 돈을 빌리고 잠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4일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택배기사 A 씨를 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 씨는 지난달 반려견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앓고 있어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후원금을 모금하고, 자신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돈을 빌린 뒤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후원금 모금 뒤 “허가받지 않은 개인 후원의 경우 1000만 원 이상이 모이면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환불은 이뤄지지 않았다. 총 모금액과 사용처도 공개하지 않았다. 직접 메시지를 보내 빌린 돈도 대부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이렇게 모은 돈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날 JTBC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A 씨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반려견 치료에 쓴 금액은 약 300만 원에 불과했다. 논란이 커지자 A 씨는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국민신문고를 통한 진정 외에도 고소장이 추가로 1건 접수돼 A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정확한 피해자의 수나 피해 금액이 특정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A 씨는 지난 2020년 택배차 조수석에 몰티즈 종인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2013년 유기견 경태를 입양했고, 지난해에는 번식장에서 구조된 시츄 종 태희를 입양해 누리꾼들의 지지를 얻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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