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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분양합숙소 일당, 추락피해자 지명수배 중인것 알고 “부려먹자”

입력 2022-01-20 20:33업데이트 2022-01-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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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이달 초 서울 강서구의 한 빌라에 있는 부동산 분양합숙소에 감금됐다가 도주 중 7층 옥상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은 20대 남성 A 씨가 심한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를 감금한 일당은 피해자가 지명수배 중인 걸 알고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0일 A 씨와 함께 살던 박모 씨(29) 등 4명을 특수중감금치상 혐의 등으로 구속해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18일 박 씨의 아내 원모 씨(22) 등 또 다른 동거인 3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부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숙식을 제공하겠다’며 10, 20대를 모집한 후 부동산 분양 홍보를 시켰다. 고정급은 따로 주지 않고 분양을 성사시키면 약간의 인센티브만 줬다고 한다.

이들의 꼬임에 넘어간 A 씨도 지난해 9월 합숙을 시작했지만 2주 만에 도망쳤다. 박 씨 등은 이달 4일 중랑구의 모텔 앞에서 A 씨를 붙잡아 다시 빌라로 데려왔고, 이날부터 가혹행위가 시작됐다. 기온이 영하 6도정도까지 떨어진 날 반팔 차림인 A 씨에게 찬물을 뿌린 뒤 베란다로 내쫓는 일을 반복하는가 하면 반려견용 이발기구로 A 씨 머리를 삭발하기도 했다. 빌라에서는 ‘(피해 남성을) 부려먹자’는 내용이 담긴 박 씨 일당의 메모가 발견됐다. 일당은 A 씨가 과거 다른 범죄를 저질러 수배 중이라는 약점을 잡고 가혹행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일당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7일 도주했지만 이틀 만인 9일 다시 박 씨 일당에게 붙잡혀 폭행을 당했다. 일당은 A 씨를 목검 등으로 폭행하고 테이프로 결박했다. 견디다 못한 A 씨는 지붕으로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상태가 최근 호전돼 간단한 피해 진술이 가능해진 만큼 일당의 추가 혐의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피의자들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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