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매년 예산의 3분의 1 지원금 편성… 팬데믹 이후 구제비 규모 확대
영세 소상공인, 저소득층에 전달… 쪽방촌에도 생활물품 등 후원
온택트기도회, 랜선 가족 캠프 등 비대면 신앙생활 프로그램 마련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일 성탄절을 앞두고 서울역 앞 쪽방촌을 찾아 생활물품을 담은 ‘희망박스’를 전달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 최경배 회장, 이영훈 목사, 오세훈 서울시장, 장만희 한국구세군 사령관(왼쪽부터)이 자원봉사에 나섰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연말연시를 맞아 팬데믹 여파로 어느 때보다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을 영세 소상공인, 기초생활수급자,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100억 원의 긴급생활지원금을 제공한다.
교회는 이를 위해 수도권 지역에 있는 244개 교구(대교구, 지성전, 분교, 청년교구 등)의 추천을 받아 지원 대상자들을 선정해 영세 소상공인 가정에 100만 원,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 50만 원, 두 자녀를 둔 가정에 50만 원, 세 자녀 이상을 둔 가정에 100만 원을 각각 지급할 예정이다. 교회는 또 서울역과 돈의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약 800가구, ‘밥퍼’ 사역현장을 찾아 긴급 생활물품비를 지원하고, 전국 미자립 교회 2000여 곳에도 50만 원씩 후원한다.
이영훈 담임목사는 12일 이 같은 지원 방안들을 발표하면서 “성도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지난 63년 동안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 우리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분들을 섬겨야 한다”며 “100억 원 규모의 구제비 지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앞으로 교회는 성도들과 이웃이 처한 힘든 상황을 잘 인식해 정성껏 섬기는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쪽방촌 지원과 관련해 이 목사는 “서울역 앞 쪽방촌에 우리 교회 성도 네 분이 계셔 이분들을 방문했는데 너무 열악한 환경이라 마음이 아팠다”며 “이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서울 지역 쪽방촌에 사는 약 800가구에 4억 원 상당의 생활물품을 지원한다”고 했다.
다일공동체에 희망박스 전달.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교회는 가급적 신청자 모두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조건을 까다롭지 않게 하고, 신청자가 많아 지원금이 더 필요한 경우 추가 지급하는 방침을 세웠다. 지원 대상자로 추천을 받은 최경순 씨는 “뇌성마비로 1급 장애를 가진 딸을 돌보느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컸는데 교회에서 지원하니 큰 힘이 된다. 성탄절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았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5월 운영하던 커피전문점을 폐업한 김은혜 씨도 “가게가 대학가에 위치해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에 들어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폐업을 결정했다”며 “소상공인 대출로 지불한 임대료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막막하던 차에 교회의 도움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예산의 3분의 1을 구제사역에 지출해 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특히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에는 그 규모를 더 확대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10억 원의 긴급의료지원금을 보내고, 연세의료원과 성애병원에도 의료지원금을 보내 의료진을 격려했다. 또 국제구호개발기구 굿피플과 생활물품 및 방역물품을 담은 희망박스를 제작해 서울시와 전국 저소득층 가정을 지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성도들의 신앙생활에 소홀함이 없도록 예배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으로 소통을 강화하는 ‘온택트(on-tact)’ 목회의 접목이 최우선 과제다. 다양한 목회 분야에서 개발한 온라인 비접촉 프로그램들이 방역과 목회의 접점을 열어주고 있다. 매일 ‘온택트 기도회’ 시간을 통해 성도들의 영성생활을 돕고 교구별로 다양한 온라인 목회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족찬양대회, 영성학교, 성경교육, 성경읽기 등 대면 프로그램으로만 진행하던 것들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교회학교와 청장년 기관을 중심으로 ‘온라인 랜선 가족 캠프’ ‘학부모 온라인 세미나’도 벌이고 있다. 수련회를 포함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온라인 전환이 교회 교육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평신도 지도자들인 지역장과 구역장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비롯해 호스피스 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기도훈련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성도 교육 프로그램도 온라인으로 대체해 진행하고 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섬김-희생의 힘으로 이겨냅시다”
이영훈 담임목사 메시지
Merry Christmas!
성탄절을 맞이하여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여러분 가운데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평강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2021년을 시작하며 연말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우리의 모든 일상이 정상화되어 기쁜 마음으로 성탄을 맞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여 오미크론까지 출현하게 됐고, 다시금 방역 단계가 상승하여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는 하루에 수천 명이 코로나 19에 확진돼 고통당하고 있으며 그분들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진은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개인마다 마음껏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잃어버렸고, 영세 소상공인은 가게 영업이 어려워져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교회 역시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데 제한을 받아 많은 교인들이 신앙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고통 가운데 처해 있을 때 성탄의 기쁨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때일수록 성탄의 참된 의미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성탄절은 절대 절망의 상황 가운데 있는 온 인류를 구하시기 위해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2000여 년 전 예수님이 탄생하실 때 이스라엘 백성의 상황은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나라를 잃고 민족이 타 지역으로 흩어져야 했고, 로마의 압제 속에 온갖 고난을 감내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온 인류는 죄와 탐욕으로 물들어 서로 가진 것을 빼앗고 다투느라 전쟁이 끊이지 않았고, 가난과 기근, 질병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이 같은 절대 절망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과 온 인류를 구원하시려고 하늘 보좌에서 내려오셨습니다. 이 땅에 가장 낮은 모습으로 오셔서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 자들을 돌보셨고, 십자가 위에 달리셔서 죄와 사망으로부터 온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탄생이 우리에게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낮아짐과 섬김, 그리고 희생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소외되고 헐벗고 굶주린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로 홀몸노인, 소년소녀 가장, 미혼모,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생계 문제로 이전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국 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앞장서서 섬김과 희생의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소원합니다.
이를 위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고자 매해 예산의 3분의 1을 이웃을 섬기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인들을 돕기 위해 연말에 1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여 지원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절망 가운데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을 찾아가 사랑을 실천해 삶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어질 것을 다짐합니다.
특별히 이번 성탄절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따뜻한 사랑의 나눔이 이루어져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가득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