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유언장 쓰기[기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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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는 만큼 나와 가족의 건강, 어려움에 힘들어하는 이웃들을 주위에서 많이 접한다. 또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생명과 안전,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출생을 제외하고 모두 내 선택으로 삶을 꾸린다. 즉, 출생을 뺀 인생의 모든 단계는 우리가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 계획하느냐에 따라 더 가치 있고 보람 있을 수가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죽음이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서 막상 닥치면 허둥대며 휩쓸려가기 쉽다.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유언장을 쓰는 문화가 미국, 영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자연스레 자리 잡고 있다. 유언장을 쓰는 것이 죽음을 연상시키기보다는 본인의 의지로 삶을 정리하는 행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죽음이 자신과 아주 먼 일, 상관없는 일이 아니란 걸 실감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달 혹은 매년 결산하듯이 한 번씩 정리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유언장 쓰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써보고 마음에 안 들면 새로 쓰면 된다. 유언장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재산의 5∼10% 정도는 좋은 일과 그간 하고 싶던 일에 써보자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유언장을 쓰는 과정에서 인생의 후반기와 어떻게 하면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된다. 또 어떻게 하면 내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가족들에게 나의 마지막 당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남은 삶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들을 하게 한다.

영국에서는 유산의 10분의 1은 좋은 곳에 기부하는 운동(레거시10)이 진행 중이다. 유산기부 운동을 활성화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통합하고 품위 있게 만든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유언장 쓰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유언장 쓰는 문화와 유산기부를 통해 오늘 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이념과 철학에서 국내 최초로 자선단체, 법률법인, 금융기관이 연대하여 ‘유언장 쓰는 문화 조성 및 유산기부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이일하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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