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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노인-아이 맞춤형 건강 먹거리 제공… 소외계층 몸도 마음도 챙긴다

입력 2021-12-22 03:00업데이트 2021-12-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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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양재단
친환경 쌀-제철 과일 포함 균형잡힌 음식 꾸러미 제공
만성질환 앓는 노인에게는 의사-영양사 등 도움받아 질환별 먹거리 구성해 전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기된 언택트 사회는 가장 먼저 취약계층에게 제공되던 급식서비스의 중단을 불러왔다. 이에 하루 한 끼는 따뜻한 식사를 하던 노인들이 즉석밥과 봉지국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야 했다. 난생처음 휴교와 비대면 수업을 접하게 된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돌봄이 부족한 취약계층 아이들은 학교급식 대신 컵라면과 편의점 도시락을 먹고 자라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대부분의 단체에서는 끼니를 때울 먹거리를 나누는 데만 급급했다. 재난대피소에 보내듯 구호품 성격의 인스턴트 식품이 대부분이었다. 당장의 허기는 면할 수 있지만 제공되는 식품의 영양은 불균형했다. 이미 좋지 않은 건강상태를 가진 저소득층에게 인스턴트식품 과다는 건강을 악화시키는 꼴이 됐다. 나빠진 건강은 더 많은 약으로 잡아야 했고, 늘어가는 약제비 때문에 식비를 줄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양재단은 저소득층에 맞춤형 밥상과 제철 신선먹거리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우양재단은 1999년 설립자 정의승 씨와 몇몇의 자원봉사자가 지역의 홀몸노인과 취약계층에 쌀과 먹거리를 전하는 것으로 시작한 먹거리복지전문NGO다.


신선식품을 포함한 양질의 식품으로 확대

우양재단은 접근 방법을 달리했다. 친환경 쌀, 계란, 과일, 채소, 육류 등 제철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먹거리 꾸러미를 구성했다. 푸드마켓에는 가장 질 좋은 신선식품을 배치했다. 가공식품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이 주를 이루던 푸드마켓에 제철신선 먹거리를 들여 놓는다는 것은 저소득층 식생활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일이다. 국내산 친환경 재료로 담근 김장김치는 언제나 어르신들의 환영을 받는다. 이러한 먹거리는 건강한 농사를 짓는 농부와의 직거래 또는 친환경 먹거리를 취급하는 생활협동조합을 통해 구매한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전하는 사업에는 AIA생명이 함께했다. ‘쑥쑥도시락’이라는 이름으로 제철과일 꾸러미와 건강한 반찬이 정기적으로 지원되었다. 팍팍해진 경제상황, 장바구니에서 제일 먼저 내려놓게 되는 것이 과일이기 때문에 계절마다 가장 맛있는 과일을 골라 지원사업을 펼쳤다. 편의점 간식을 내려놓고 제철과일을 먹는 습관이 아이들의 평생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제철 과일과 채소를 준비했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먹거리 꾸러미로 비만 혹은 저체중 아이들의 식단에 관여한 것 또한 같은 이유다.


질병 회복과 성장관리 돕는 맞춤형 먹거리 제공


우양재단은 다양한 사업으로 맞춤형 먹거리를 제공하도록 힘썼다. 대표적인 것이 ‘노인성 만성질환 맞춤형 먹거리사업’이다.

저소득 노인들을 일상적으로 괴롭히는 것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다. 그러나 매번 병원에 가고 약을 먹는 일은 고역이고, 잠시 방심하면 위태로운 상황까지 부른다. 정석대로라면 맞춤식단관리가 중요하지만 ‘골라먹을 수 없는’ 저소득 노인들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우양재단은 ‘노인성 만성질환 맞춤형 먹거리사업’을 통해 이런 부분을 다듬고자 했다. 먼저 질환별로 구분해 참여자를 모집했다. 각 그룹에 적합한 식단을 의사, 영양사, 사회복지사가 함께 논의해 구성하고, 제철신선 먹거리 위주로 구성품을 선정·소분해 각 가정으로 전달했다.

참여자들은 사업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부터 정기적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공유했다. 일상에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을 교육받았다. 사업이 끝날 때까지 개별 목표를 설정하고 사회복지사와 꾸준히 소통했다. 코로나19로 방치되기 쉬운 노인들이 개별 건강 코치를 얻은 셈이다. 만성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애쓰는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가 동참했다.

노인성 만성질환 맞춤형 먹거리 사업 참여자 최진규 씨는 “좋은 재료들이 오니까 어떻게든 해먹어보려고 한다”며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는 것 자체를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내 몸은 내가 챙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의지를 다졌다.

틈새계층 지원에도 앞장설 것


저소득가정의 노인이나 아동 외에도 먹거리 지원이 필요한 이들은 다양하다. 우양재단은 미래를 만드느라 오늘을 돌보지 못하는 청년들과 정신건강이 어려운 이들에게도 마음을 위로하고 몸을 세울 건강한 먹거리를 전했다. 아기와 함께하는 미혼모가정과 저소득한부모가정에도 가장 적합한 먹거리 꾸러미를 만들고 지원했다.

최종문 우양재단 이사장은 “개인에게 맞춤형 먹거리를 지원하는 일은 단순히 몸의 건강뿐 아니라 지치고 외로운 이들과 정서적 스킨십을 나누는 일”이라며 “정부지원 사각지대의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딱 맞는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우양재단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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