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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음주운전 재범인데 구제될까요?”…‘윤창호법 위헌’에 문의 쇄도

입력 2021-11-30 16:51업데이트 2021-11-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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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윤창호법 위헌 결정으로 희망이 보이는 것 같네요. 2진인데 (면허구제) 가능할까요?”

음주운전자들이 처벌 관련 정보 등을 공유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 28일 이 같은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을 “면허가 필수인 생계형 자영업자”라고 소개하며 2017년에 이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2년간 면허가 취소됐다고 했다. ‘2진’은 음주운전으로 2회 적발된 재범자를 칭하는 은어다.

이 카페에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2회 이상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가중처벌하도록 한 일명 ‘윤창호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면허 구제 가능성을 묻는 문의가 수십 건 올라왔다. 변호사나 행정사 사무실에도 2회 이상 음주운전자들의 구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운전면허 취소 구제를 전문으로 하는 한 행정사는 “위헌 판결 이후 평소보다 문의량이 7배가량 늘어 전화 연결이 잘 안 될 정도”라고 했다. 교통사고 전문인 최충만 변호사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뒤 어떤 처벌을 받을 지에 대해 하루 평균 3건 정도 들어오던 문의가 20건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며 “음주운전 재범을 해 징역형을 살고 있는 피고인의 가족이 구제 방법을 물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25일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적발된 경우 2년~5년의 징역이나 1000만∼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조항에 대해 “과거의 음주운전과 두 번째 음주운전 사이에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고 가중처벌하도록 한 것은 문제”라며 위헌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윤창호법’으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은 재심 청구 등의 방식으로 일부 구제를 받을 수 있지만 면허취소 등 행정 처분은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송범석 행정사는 “윤창호법 위헌 결정으로 면허 구제도 가능해진 것으로 알고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적발된 음주운전자 9만3460명 중 2회 이상 음주운전자는 4만2317명으로 전체의 45.2%에 달한다. 2018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아들 윤창호 씨를 잃은 윤기현 씨는 “이번 위헌 결정으로 음주운전자들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3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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