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숨진 母의 마지막 선물, 父 영정사진 밑에…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0-20 11:17수정 2021-10-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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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틀 만에 뇌출혈로 숨진 어머니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접종 전 아들에게 선물을 남겼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0일 오전 기준 84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 AZ 백신을 맞은 어머니 A 씨(73)는 6월2일 오후 4시경 손녀를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향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 씨는 병원 이송 도중 7번의 심정지가 왔고, 결국 병원 도착 2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청원인은 “의사는 어머니의 사망원인이 뇌출혈(지주막하)이라며, 시간의 개연성으로 볼 때 백신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보건소에 접수해줬다”며 “어머니는 접종 전 혼자 밭에 가서 파와 상추도 심고 손주들을 보살필 정도로 건강하셨던 분”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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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던 청원인에게 어머니의 지인이 찾아왔다. 청원인은 어머니가 평소 지인에게 ‘만일 내가 백신 접종하고 잘못되면 집에 100만 원을 숨겨 놨으니 아들에게 그 말을 꼭 전해 달라’고 장난삼아 말을 건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청원인은 옷장 속 아버지 영정사진 밑에 남겨진 돈 봉투를 보고 눈물을 쏟았다. 청원인은 “그 말이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이 될 줄 몰랐다”며 “봉투 발견 후 저와 가족들은 그 자리에서 울음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달에 한 번 어머니께 10만 원씩 드린 용돈인데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하고, 애들 간식 사주고 조금씩 남은 돈을 모으셨던 것”이라며 “어려운 형편이지만 그 돈은 도저히 쓸 수가 없어서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청원인은 “3살 딸아이는 엄마보다 할머니를 찾는다. 어머니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면서 “어머니는 국가와 주위 사람, 손주를 위해 접종했는데 한 줌의 재가 돼서 돌아가셨다. 부디 저희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혀 주시고, 저처럼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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