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사고 ‘절반’ 심장 돌연사…가을 등산 ‘경보등’

  • 뉴시스
  • 입력 2021년 10월 3일 0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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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심폐기능 향상과 근육과 인대, 관절 강화에 도움이 되는 전신 운동이다. 특히 가을에는 날씨가 선선하고 단풍이 붉게 물들어 등산객이 늘어난다. 하지만 일교차 큰 가을철 무리한 산행은 심장 돌연사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가을은 봄에 이어 일교차가 큰 시기다. 지난해 기상청 기상자료개방 포털에 따르면 서울 지역 계절별 일교차는 가을(9~11월)이 8.7일로, 봄(3~5월) 10.2일에 이어 가장 많았다. 여름(6~8월)은 6.9일, 겨울(12~2월)은 3.6일로 집계됐다.

최근 5년 간(2016~2020년) 국립공원 연도별 탐방객 안전사고 현황 기본통계에 따르면 가을 산행 중 심장 돌연사가 전체 사망사고 77건 중 44건(약 5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추락(22건), 익사·기타 각 5건, 동사 1건 등의 순이었다.

일교차가 커지면 심장 돌연사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심장의 부담이 커져서다. 일교차가 커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의 혈액 공급이 증가하게 되고,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되면서 심장박동과 혈압이 급상승한다. 기온이 1도 내려가면 혈압은 평균 1.3㎜hg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혈관수축과 혈압 상승으로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 관상동맥이 하나 이상 막힐 경우에는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주된 증상으로는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 호흡곤란, 식은땀이 있다. 협심증은 가슴 통증이 보통 5분 이내 지속되는 반면 심근경색은 1시간 이상 지속된다. 특히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근육의 괴사로 이어지면 심장 돌연사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가을 등산 중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하고,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등으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 체온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혈압, 당뇨, 협심증·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등 고위험군은 새벽 산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새벽은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대로, 우리 몸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은 수축하고 혈압은 상승한다. 혈압이 상승하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이 커진다.

등산 중 일행의 심장 돌연사를 예방하려면 평소 심폐소생술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선 환자반응을 확인한 후 119나 국립공원사무소에 신고해야 한다. 또 호흡을 확인한 후 가슴을 압박하고 인공호흡을 해야한다. 가슴 압박을 1분당 100~120회 속도로 30회 시행한 후 인공호흡을 2회 연속 시행하면 된다. 인공호흡의 경우 생략해도 무방하다. 일반인은 인공호흡을 하는 것보다 가슴압박 만을 계속해 환자의 머리로 공급되는 혈류를 유지해주는 게 환자의 소생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전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비만은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노폐물을 쌓이게 해 혈관을 좁아지게 해 주의해야 하고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과 맥박을 증가시켜 혈관에 부담을 주는 담배 역시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이상지질혈증) 등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한다면 심혈관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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