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단속에도 근절 안되는 불법 공유숙박… 제도개선 나서야”

김화영 기자 입력 2021-09-10 03:00수정 2021-09-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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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사법경찰 집중단속에도 성행
부산 일대 석달간 단속 건수 13건
“불법영업 운영자 파악 어려워
공유숙박앱 운영사부터 규제해야”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불법 공유숙박 영업행위에 대한 특별수사를 벌여 13곳의 미신고 영업시설을 적발했다. 사진은 단속반이 수영구 광안동 오피스텔에서 이뤄지는 불법 영업 현장을 단속 중인 모습. 부산시 제공
“여기서 이뤄지는 공유숙박은 불법입니다. 운영자에게 환불을 요구하세요.”

부산 광안대교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오피스텔 한 채를 소유한 A 씨(60)는 자신의 집에서 이뤄지는 공유숙박 영업을 막으려 분주하다. 다른 소유주 10여 명과 ‘자체 단속반’도 꾸렸다. 큰 배낭을 메거나 캐리어를 끌며 오피스텔로 들어오는 관광객에게 공유숙박이 불법임을 안내하는 것이다.

오피스텔 세입자의 불법 공유숙박업으로 재산권 피해를 호소하는(본보 8월 23일자 A14면) A 씨 등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오피스텔 소유주들 사이에서 최근 이뤄지는 움직임이다. 지자체와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에 고육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A 씨는 전체 160여 가구 중 40여 가구에서 이 같은 불법 공유숙박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파악했다. 집집마다 찾아가 자가인지 세입자 본인인지, 소유주의 세컨드하우스인지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확인되지 않고 밤에 불이 켜진 곳은 공유숙박 영업장으로 분류한 것이다. A 씨는 “오피스텔 소유주들로 구성된 관리단이 공유숙박을 하고 있는 세입자에게 자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부터 단전, 단수 조치를 한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A 씨 등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상습적으로 불법 공유숙박업을 하는 세입자에게 많은 벌금을 부과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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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행정기관은 소유주와 입주민들이 겪는 피해를 알고 있고, 발열 체크 등 공유숙박 이용자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이지만 현재 시스템으로는 적극적인 단속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공중위생수사팀(특사경)은 올 6∼8월 해변을 낀 관광지 주변의 불법 숙박영업을 특별 수사해 총 13곳의 미신고 영업장을 적발했다. 잠복수사 등 의욕적으로 단속에 나섰지만 고작 13곳을 적발하는 데 그친 것.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는 수영구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장군 4건, 해운대구와 동구가 1건씩이었다. 대다수가 A 씨 사례처럼 오피스텔이었고, 펜션과 민박도 있었다.

최근 해수욕장 주변에서 공유숙박 불법 영업이 만연한 상황인데도 단속 실적은 초라하다는 지적이 많다. 공유숙박 앱을 통해 ‘광안동 9, 10일 성인 2명 숙박’을 설정하면 8만∼14만 원까지 상품이 10여 개 나온다. 이들 대다수가 불법 영업장이라는 것을 경찰과 지자체는 인지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시 특사경 관계자는 “불법 영업 중인 운영자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다. 여행객을 뒤따라가 운영자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도 이들도 알지 못한다. 여행객이 공유숙박앱 운영사로부터 이용 방법을 안내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식 영업신고가 된 오피스텔만 공유숙박 상품을 올릴 수 있게 숙박앱 운영사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 법과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지금 같은 단속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섬세한 법안 정비를 주문했다. 동의대 강정규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현행 건축법에는 준공 인허가 후 용도대로 건물을 쓰는지 따져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며 “공유숙박을 어느 선까지 규제할지 사회적 합의를 이룬 뒤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시#불법 공유숙박#제도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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