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생겨서…” 8살 아이가 1t 화물차 몰고 1시간 도심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22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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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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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꼬마애가 1t 화물차를 몰고 있어요. 일단 제가 갓길에 세웠는데 빨리 와주세요.”

2일 오후 2시 50분 경 대구경찰청 112 상황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성구 만촌동 무열대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1t 화물차를 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자는 “화물차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달리는 것이 수상하다 싶어 옆으로 접근해 보니까 어린 아이가 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우선 급한 데로 (아이가 운전하는) 차를 갓길에 세웠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아이의 신원을 확인했는데 초등학교 3학년 A 군(8)으로 밝혀졌다. A 군은 북구 구암동 집에서부터 16㎞정도의 거리를 1시간 정도 운전했다. A 군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화물차가 서있었는데 키가 꽂혀있었다. 호기심이 생겨 시동을 걸고 차를 몰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화물차의 경우 수동 변속기가 대부분이지만 A 군이 몬 트럭은 자동변속기가 달린 차량이었다. A 군은 가속기와 감속기를 번갈아 밟으며 큰 문제없이 운전했다고 한다. 실제로 경찰이 확인한 결과 A 군이 운전하는 동안 접촉 사고나 신호 위반이 한 건도 없었다.

경찰관계자는 “화물차 주인이 황당해했지만 피해가 없다면서 처벌을 원치 않았다. A 군 나이도 만 8살로 확인돼 부모에게 인계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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