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라도 학교 나가야”…등교 첫날, 우려보다 기대 컸다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17일 10시 27분


코멘트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월정초등학교에서 남매가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다. 2021.8.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월정초등학교에서 남매가 손을 잡고 등교하고 있다. 2021.8.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 불안한 마음이 있지만 어쩌겠어요. 어른들이 책임 지고 아이들이 학교 갈 방안은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7일 2학기 등교수업을 시작한 서울 강서구 월정초등학교에서 만난 이은숙씨(63·여)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 학교도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고 수업할 길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초등학교 1학년 손자의 2학기 첫 등굣길을 함께한 그는 “(손자가) 1학기에는 매일 학교에 가서 좋아했는데 2학기에는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니 엄청 실망했었다”며 “2학기에도 계속 학교에 갈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월정초등학교는 지난 10일 2학기 개학을 맞았지만 감염병 여파로 첫주는 전학년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원격수업 기간 학교 방역을 점검한 이후 이날부터 1·2학년 290명과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81명을 대상으로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원격수업을 듣는 3~6학년 중에서도 가정에서 학습이 어려운 53명의 학생은 등교해 별도로 마련된 3개의 ‘원격학습반’에서 수업을 듣게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집중방역기간인 오는 9월3일까지 3단계 지역의 경우 초등학교는 매일등교하는 1·2학년을 포함해 전교생의 6분의 5까지, 중·고등학교는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다. 유치원생은 매일 등교가 가능하다. 고등학교는 고3이 백신 접종한 것을 고려해 전면 등교도 할 수 있게 한 상황이다.

해당 기간 4단계 지역에서는 초등학교(1·2학년 등교)와 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1까지, 고등학교는 3학년을 포함해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다. 이때도 유치원생은 전면 등교가 가능하다.

9월6일 이후에는 등교수업이 더 확대된다. 3단계 지역은 학교급에 관계 없이 전면 등교가 허용된다. 4단계 때도 초·중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2까지, 유치원과 고등학교, 소규모학교, 농산어촌학교는 전면 등교를 실시할 수 있게 된다.

등굣길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감염병 여파가 지속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보다 등교수업이 유지되는 데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월정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 2학기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21.8.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17일 오전 서울 강서구 월정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 2학기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21.8.17/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김모씨(45·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계속 커 가는 걸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집에서 케어하면서 공부도 봐주고 필요하면 학원에도 보내고 있지만 집에 돌봐줄 어른이 없거나 학원에 보낼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 정말 답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확진자가 빨리 줄어들어서 전면 등교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1·5학년 자녀를 둔 박모씨(41·여)는 가정 내 학습 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1학년이어도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집에서는 좀처럼 책을 펴거나 EBS 방송을 보려고 하지를 않는다”며 “엄마들이 교육 전문가도 아니다 보니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큰애가 5학년인데 지난해부터 수학이나 영어는 따라가기 어려워하더라”며 “학습 격차는 다른 집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학원에 보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월정초등학교를 방문해 학교 방역을 점검한 자리에서 오는 9월6일 이후에는 등교수업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현장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국가적 차원에서 오는 9월3일까지 총력적으로 방역전을 펼쳐서 (수도권) 거리두기가 3단계로 낮아진다면 전면 등교가 가능할 것”이라며 “코로나19 기간 교육 결손이 심각하고 교육적 그늘이 너무 크기 때문에 등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9월6일 이후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더라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3분의 2 수준으로 등교가 가능하고 고등학교는 고3이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전면 등교까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탄력적 학사운영을 통해 밀집도 총량은 유지하면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전면 등교까지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