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유죄…“정당행위로 볼수없어”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12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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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사건' 압수수색 중 한동훈 폭행 혐의
법원 "미필적인 고의 인정…정당행위 아냐"
"동작을 멈추게하거나 말로써 제지했어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1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핸드폰을 빼앗으려는 의사뿐 아니라 유형력 행사를 위한 최소한의 미필적 고의가 있는 폭행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당행위도 아니다”고 독직폭행 혐의를 유죄 판단했다.

독직폭행이란 수사기관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하거나 폭행하는 등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이어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휴대전화 조작) 제지 동작함에 앞서 다른 수단이 있었다면 그것을 먼저 했어야 한다”며 “물리력 행사가 아니라 피해자(한 검사장)의 동작을 멈추게 하거나 말로써 제지하도록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사전정보에만 기초해 곧바로 유형력 행사에 나아갔고, 이런 피고인의 (정당행위)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제수사인 압수수색에서 피압수자 신체 관리는 엄격해야 하고 (폭행시) 비난 가능성도 높다”며 “피고인은 사건 당시 수사 책임자로 자신 행위의 정당성만 주장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정 차장검사가 한 검사장을 압수수색 과정에서 폭행한 것을 사실로 인정한 뒤 ‘증거인멸을 우려해 한 검사장을 제지하려다가 발생한 일로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정 차장검사 측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선고가 마친뒤 정 차장검사는 ‘폭행이 아직도 정당하다고 생각하나’, ‘한동훈 검사장에게 할 말 있나’, ‘유죄 판단에 대한 입장이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법원을 나섰다.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 ‘채널A 사건’ 수사를 진행하다 한 검사장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해 7월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카드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정 차장검사는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 등을 잡고 소파 아래로 누르는 등 폭행을 가한 혐의가 적용됐다.

정 차장검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압수수색 집행에 필요한 정당한 직무 수행이며 독직이라고 할 수 없고 고의도 없다”면서 “형식적으로 인정된다고 해도 법령에 의한 정당 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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