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지운]백신 예약, 연령대 분산만 했다면 ‘대란’ 없었다

이지운 기자 입력 2021-07-23 03:00수정 2021-07-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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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8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사이트가 다시 열렸다. 50대를 대상으로 한 1∼4차 예약 때마다 ‘먹통’이 됐던 시스템은 이날 큰 문제가 없었다. 5번째에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것이다. 네이버 클라우드까지 끌어 쓰며 동분서주한 질병관리청의 노력 덕분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질병청은 “(전날보다) 서버를 늘리지 않았다. 예약을 시도하는 사람이 줄어 접속이 원활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100만 명. 19일 먹통이 됐을 때는 600만 명이었다. 이 정도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면 어디서도 ‘예약 대란’을 피할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미리 100만 명에 맞춰 예약을 받았다면 이런 혼란과 불편은 없었을 것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52세, 51세, 50세 등 연령을 더 세분화해 예약을 받으면 된다. 이것도 걱정되면 6개월 단위까지 더 나누면 된다. 앞서 정은경 질병청장은 14일 “예약 5부제나 연령별 분산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확실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질병청은 “예약 시작 직후에 접속자가 몰리는 건 어쩔 수 없다”며 초기 접속을 피해 달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이 상황 역시 자초한 일이다. 12일 55∼59세 예약 당시 질병청은 백신 물량 소진을 이유로 15시간 30분 만에 돌연 예약을 중단했다. 사전에 ‘선착순 마감’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었다. 그 이후 국민들 사이에 “서둘지 않으면 백신 못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질병청은 “접속 대기 표시가 뜨는 건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이란 의미”라고 해명했다. 밤마다 온 가족이 동원돼 ‘클릭 전쟁’을 벌이는 국민들의 마음과 거리가 먼 설명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국민이 지적하면 어떻게든 행동에 나서는 게 공무원인데, 질병청의 대응은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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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50대 예약 대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몇 곱절 높다. 8월 예약 대상인 18∼49세는 2200만 명. 50대 접종 대상자의 3배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백신 예약#대란#코로나19#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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