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X같음”…한국여성인권진흥원 “해킹은 아니고”[e글e글]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7월 14일 1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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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욕설 게시물
직원 로그아웃 실수로 벌어진 일

여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욕설 게시물은 해킹 때문이 아닌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전날 저녁 공식 트위터 계정에 “커밍아웃 후 부모의 X같음 견디는 꿀팁 좀 알려줘”라는 글이 올라왔다. 커밍아웃이란 동성애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글을 본 다수의 누리꾼들은 공공기관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욕설이 올라온 점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트위터리안 seal****은 해당 트윗을 캡처해 올리며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통해 ‘로그아웃 실패’가 현대 사회에서 얼마나 위험한가를 느낀다. 내가 다 섬뜩하네”라고 적었다.

트위터리안 nagg****은 “왜 이런 걸 트위터에 물어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계정을 해킹당한 게 아니냐고 추정했다. 직원 외에 다른 사람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해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하지만 해당 논란은 해킹으로 발생한 게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트위터에 ‘패륜 게시물’이 올라온 사건의 제보가 많아서 확인드린다”며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해킹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며칠 전 의원실이 진흥원 측에 ‘해킹 사실 없다’라는 답변을 받은 적이 있다”며 “오늘 다시 확인한 결과 ‘해킹 사실이 없으므로 답변서도 바뀔 게 없다’라고 확인해 줬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같은 날 설명자료를 내 직원의 실수 때문에 욕설 게시물이 올라온 것이라고 밝혔다. 담당 직원 A 씨가 개인 계정과 기관 계정을 혼돈해 잘못 올렸다는 것이다.

A 씨는 게시물을 올리고 10분가량이 지난 뒤 계정을 혼돈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삭제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A 씨가 글을 올린 직후 계정이 도용된 것으로 오해해 비밀번호를 변경했다. 또한 ‘관리자가 작성하지 않은 글이 게시됐다’는 안내문을 게시하고,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재발을 막기 위해 공식 계정에 게시하는 모든 글을 사전 점검한 뒤 올리기로 했다. 또한 업무시간 외에는 계정 로그아웃을 철저히 하는 등의 소셜미디어 관리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규정에 따라 징계 등의 조치도 실시한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관계자는 “기관 공식 계정에 부적절한 글이 노출된 점 사과드린다”며 “재발방지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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