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 크레인 점거 농성…9일까지 전면파업

  • 뉴시스

조경근 지부장, 턴오버 크레인 올라가 점거 농성 중
2년치 임단협 난항에 고강도 전면파업 돌입
2019년도 임금협상 2년 2개월 넘게 마무리 못해

현대중공업 노조가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마무리를 촉구하며 6일 전면파업에 들어가 크레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체 조합원에게 하루 전면파업 지침을 내렸다.

조경근 노조 지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노조 간부와 함께 울산 본사 패널공장 앞에 설치된 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용도로 사용되는 높이 40m짜리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가 점거 농성에 나섰다.

크레인 지상 출입구 앞에는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 800여명(노조 추산)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조가 전면파업에 나선 건 회사의 법인분할 직후인 지난 2019년 6월 3일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이날 시작된 전면파업은 오는 9일까지 나흘간 이어질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2주동안 대표자 교섭을 진행했지만 회사는 여전히 교섭하는 척만 하며 노조를 우롱했다”며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장 투쟁을 한다는 각오로 크레인에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크레인 점거가 장기화될 경우 하루 수십억원 규모의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방적인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크레인을 점거하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등 노조의 시대착오적인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019년 5월 초 시작한 2019년도 임금협상을 2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교섭 직후 회사가 추진한 물적분할 과정에서 빚어진 파업 참가자 징계, 고소고발 등으로 노사 갈등이 이어지면서 임금협상 역시 장기간 표류했다.
교섭은 해를 넘겨 계속 지연됐고 노사는 지난해 11월 초 시작된 2020년도 임단협까지 더해 2년치 협상을 통합 진행 중이다.

노사는 지난 2월 초와 3월 말 2차례에 걸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어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잇따라 부결됐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을 포함한 3차 합의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더 지급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가 지난달 10일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전달한 상태여서 자칫 시간이 지나면 사상 처음으로 3년치 협상을 병행하게 될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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