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방역 의식…“8월 1000명대 터질수도”

뉴스1 입력 2021-07-04 10:53수정 2021-07-04 13:4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첫날인 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관광객 인파가 몰렸다. 이날부터 제주에서는 6인까지 사적모임이 허용된다.2021.7.1/뉴스1 © News1
#지난달 29일 모 대선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 장소 주변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다. 기자회견 장소 인근 공원에는 지지자들이 아예 돗자리를 펴고 앉아 휴대전화로 기자회견을 관람했다. 이들 중 일부 지지자들은 마스크를 벗고 준비해온 음식을 먹거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목청껏 외치기도 했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유흥가, 골목골목 위치한 식당마다 사람들로 가득했다. 몇몇 식당에는 이미 만석이라 자리를 구하지 못한 손님들이 식당 앞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자신들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중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지인들과 사진 찍기에 열중인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지난 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노동계가 주최한 집회에 주최 측 추산 8000명의 인원이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정부와 서울시가 집회 개최를 만류했지만 주최 측은 원래 개최 장소를 옮기면서까지 집회를 강행했다.

정부가 지난달 20일 방역조치 완화 내용을 담은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을 7월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섣부른 방역 조치 완화 예고가 시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 확산세가 계속되면 4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요기사
지난 3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는 (4일 0시 기준) 743명으로 2일 794명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의 영향으로 검사 수 자체가 줄었음에도 신규 감염자 수는 700명대를 유지했다. 토요일 확진자가 700명대를 넘어선 것은 3차 대유행이 있었던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6월 초 700명대를 돌파하며 확산세를 보이던 코로나19 감염은 6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400명대 이하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부의 방역 완화 계획 발표 이후 다시 600명대로 치솟았다. 더불어 지난달 29일에는 794명이 신규 감염됐으며 이달 1일에는 신규 감염자가 826명을 기록해 3차 대유행 기간이었던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800명대를 넘어섰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방역 조치 완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본래 현행 거리두기 체계가 종료되는 5일부터 개편안을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6월 중순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이를 나흘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자신감과는 반대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은 오히려 일주일 연기됐다.

신규 감염자가 급속하게 늘어나자 지난 2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국민들의 외부활동 증가 추세가 뚜렸하게 확인되고 있고 전파력이 강한 델파 변이에 의한 감염 사례도 늘고 있어 추가 확산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의 거리두기 개편안 발표 이후 전문가들은 섣부른 방역 조치 완화는 감염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해왔다.

‘영업시간 제한 해제’ 및 ‘9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시행된 첫 주말인 26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번화가가 젊은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다.2021.6.26/뉴스1 © News1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의 정부의 7월 방역 완화 조치를 연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정부의 방역 조치 완화 조치가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며 전파력이 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또 정 교수는 백신 접종이 완벽하게 코로나 감염확산을 차단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는 점,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활동성이 높고 아직 백신을 투여받지 않은 20~50대 연령대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 등도 위험한 신호라고 꼽았다.

정 교수는 현재의 유행 추세는 자신의 연구팀이 5월 예견한 추세 중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를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8월~9월 사이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이어 정 교수는 “1년 반 넘게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얼마나 자영업자에게 고통이 큰지 상상하기도 어렵다”면서도 “방역(조치) 완화는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역설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장 적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확산세가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 교수가 지적했듯이 활동량이 높은 젊은 층 위주의 감염이 퍼지고 있는 것이 향후 감염 확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월요일(28일)부터 금요일(2일)까지 일일 확진자 중 20대(20~29세)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유입 환자 중 대부분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고 국내 집단감염 사례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견되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본부장은 지난 2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델타 변이주가 차지하는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빨라진 수도권 젋은 층 확산에 델타 변이주 영향이 더해지면 델타 변의주의 수도권 확산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보다 앞서 백신 접종을 시작해 방역 조치 완화를 했던 영국, 이스라엘 등의 국가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신규 감염자 수가 다시 치솟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