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인센티브’ 첫 날…“아직 눈치 보여” 철통 마스크

뉴시스 입력 2021-07-01 15:30수정 2021-07-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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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백신 접종자 상대 인센티브 적용
1회 이상 백신 접종자, 야외에선 '노마스크'
실제 거리서 마스크 벗은 사람 찾긴 힘들어
"델타 변이 유행, 주변 시선 신경도 쓰이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이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백신 인센티브’ 시행 첫날인 1일, 도심 속에서 마스크를 실제로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시민들은 백신을 맞았더라도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바이러스 변이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엔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실내 전체 및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지만, 이날부턴 백신을 한 번이라도 접종한 이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공원이나 등산로 등 실외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다만 사람이 다수 모이는 행사나 집회 혹은 스포츠 관람, 놀이동산 등에서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예외적으로 제주도는 관광객이 몰릴 것을 우려해 백신 접종자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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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인센티브 시행 첫날인 이날 서울 시내의 역 근처, 공원 등을 돌아본 결과 마스크를 벗은 채로 다니는 사람은 5명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찾기가 쉽지 않았다.

뉴시스가 이날 만난 김모(66)씨는 지난달 2차 백신 접종까지 끝내 이날 처음으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로 기차를 타러 영등포역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왜 마스크를 쓰지 않았냐고 뭐라고 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예방접종 증명서도 갖고 나왔다”며 “실내에 들어갈 땐 마스크를 써야 하니 가방에 넣어 왔다”고 했다.
오전 9시~11시 사이 영등포역에서 나와 출근길에 오른 100여명 시민들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더운 날씨에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코를 내보인 채로 쓴 이들 정도만 간간이 포착됐다. 이들도 다른 사람들이 가까워지면 마스크를 제대로 썼다.

점심시간대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낮 12시께 여의도 증권가에선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이동하는 시민들 가운데 마스크를 벗은 이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비교적 덜 모여 있는 공원, 산책로 등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산책을 하거나 운동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민들은 백신을 맞아 인센티브 대상자에 해당돼도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이어서, 또는 주변 시선이 신경 쓰여 마스크를 벗기는 불안하다고 전했다.

영등포 공원에서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하고 있던 김모(69)씨는 지난달 잔여백신을 한 차례 맞았지만 밖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다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밖이라고 하더라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가 불안하다”며 “특히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델타변이는 전파력이 강하다고 들었는데 집에 있는 20대 자녀들은 백신을 맞지 않아 여전히 코로나19에 취약해 나도 조심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달 백신을 한 차례 맞았다는 직장인 이모(35)씨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다”며 “백신을 맞았다는 걸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밖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야외에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다면 마스크를 벗어도 방역 측면에서 위험하진 않지만 ‘노마스크’ 상태에 익숙해져 개인방역 자체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게 집회나 모임이 아닌 이상 위험도가 높진 않지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인센티브 자체의 위험도보단 개인방역이 느슨해져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잘 안 쓰게 될 경우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방역 의식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방역까지 완화한다면 지난해처럼 갑자기 유행이 확산할 수 있다”며 “전 국민 25% 이상 1차 접종 완료 2주 후부터는 방역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거나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방역 완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유행 상황을 고려해 전날인 6월30일 기존의 거리두기 단계를 일주일 더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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