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주 건물 붕괴’ 지역 철거 담당한 다원… 재개발 철거 따내려 6억원대 금품 로비

광주=이형주 기자 , 권기범 기자 입력 2021-06-16 03:00수정 2021-06-16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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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재하도급으로 로비 벌충”… 실제 총 공사비의 13%로 재하청
2007년 돈받은 조합 고문 13일 출국… 경찰, 체포영장 신청 조기송환 착수
다원이앤씨 대표 입건 등 수사 확대
지난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1.6.10/뉴스1 © News1
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동구의 학동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 업무를 담당한 다원그룹이 2000년대 학동 일대 재개발사업의 철거업체 선정을 위해 금품 로비를 벌인 사실이 15일 밝혀졌다. 경찰은 일명 ‘철거왕’으로 불린 이모 회장이 운영한 다원그룹의 계열사 다원이앤씨 대표 등 임직원 2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등 다원그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다원그룹 임원인 A 씨는 2007년 8월 광주의 한 식당에서 B 씨를 만나 “학동 일대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들을 잘 알고 있다. 다원이 철거업체로 선정되게 해줄 테니 돈을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A 씨는 같은 해 9, 11월 자신의 친인척을 통해 B 씨에게 각각 5억 원, 1억5000만 원씩 총 6억5000만 원을 건넸다. 재개발구역 내 철거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수억 원의 금품 로비를 한 것이다.

철거업계에서는 다원그룹이 철거업체 선정 대가로 수억 원의 로비 자금을 지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재하도급 등을 통해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다원그룹 계열사인 다원이앤씨는 2018년 2월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과 20억 원 규모의 석면 철거공사 계약을 했다. 그 뒤 백솔건설에 공사비의 14% 수준으로 단가를 낮춰 재하청을 줬다.

다원그룹 측으로부터 금품 로비를 받은 B 씨는 2012년 1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7개월 뒤 형이 확정됐다.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알려진 B 씨는 붕괴 참사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의 고문으로 최근까지 활동했다. 광주경찰청은 B 씨가 철거업체 선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일부 확인하고 14일 형사 입건했다. 경찰은 B 씨가 13일 미국으로 갑자기 출국한 사실을 파악하고, 체포영장을 신청해 조기 송환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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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굴착기 기사인 백솔건설 대표 조모 씨(47), 한솔기업의 현장관리인 강모 씨(2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재개발조합과 광주시 도시경관과, 광주 동구 건축과 사무실 등을 15일 압수수색했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권기범 기자
#광주 붕괴#다원그룹#금품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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