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씨 친구 폰 포렌식…경찰, ‘그날’ 상황 파악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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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당일 사라진지 35일만에 발견… 정상 작동
경찰, 습득 경위 조사… 포렌식 통해 당시 상황 파악 예정
손씨 父 “경찰이 증인 진술 왜곡”… 경찰 “목격자 조사로 확인” 반박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마련된 고 손정민 씨 추모 공간에서 한 시민이 한 설문조사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경찰은 손 씨와 함께 있던 A 씨에 대해 범죄를 의심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유족 측은 수사에 대한 의문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뉴스1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 마련된 고 손정민 씨 추모 공간에서 한 시민이 한 설문조사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경찰은 손 씨와 함께 있던 A 씨에 대해 범죄를 의심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유족 측은 수사에 대한 의문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와 술을 마셨던 A 씨의 휴대전화가 실종 당일 사라진 지 35일 만에 발견됐다. A 씨가 “술에 취해 착각해서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주장한 뒤 경찰과 민간잠수부 등은 해당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여왔다.

서울경찰청은 “30일 오전 11시 29분경 한강공원 반포안내센터 직원이 ‘한 환경미화원이 습득해 제출한 휴대전화가 있다’며 서초경찰서에 신고했다. 확인 결과 A 씨의 휴대전화가 맞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원이 꺼진 상태로 발견된 A 씨의 휴대전화는 충전 뒤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알려준 비밀번호를 입력해 A 씨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휴대전화의 발견 시점은 신고가 들어온 30일보다 이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휴대전화는 조만간 디지털 포렌식 작업과 지문 감식 등을 통해 당시 상황과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서초경찰서 측은 “휴대전화를 습득한 60대 환경미화원을 불러 대면 조사를 벌였다. 기억이 명확하지 않아 습득 시점과 장소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A 씨의 휴대전화는 손 씨의 실종 때부터 행방이 묘연했다. A 씨는 당일 술을 마신 뒤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혼자서 귀가했다. 이후 사라진 A 씨의 휴대전화에 당시 상황을 파악할 정보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 등은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공원 주변은 물론이고 한강 아래까지 수색했다.

휴대전화 발견 전날인 29일 A 씨 측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정병원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A 씨는 손 씨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블랙아웃’을 겪어 7시간가량 기억이 거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A 씨는 손 씨를 만나기 전 다른 술자리에서도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술자리에서 입었던 티셔츠를 버린 것에 대해서는 “해당 티셔츠는 2장에 1만 원 정도 하는 옷이다. 신발과 마찬가지로 오래 입어 낡은 상태였고 토사물까지 묻어서 버렸을 뿐이다. 당시엔 이렇게 중요한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손 씨의 아버지 손현 씨(50)는 같은 날 경찰 수사에 대해 또 다른 의문을 제기했다. 손 씨는 “경찰이 발표한 수사 진행 상황 가운데 일부 내용은 우리가 들은 목격자의 제보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손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실종 당일 아들과 A 씨의 사진을 촬영한 목격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목격자는 “경찰이 사진을 ‘A 씨가 손 씨를 깨우는 장면’이라고 발표했는데, 전혀 깨우려는 느낌이 아니었다. 경찰에 정확하게 진술했는데 전달이 잘못됐다”고 썼다. 손 씨는 “증인 진술이 경찰 발표에서 어떻게 왜곡되는지 알 수 있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목격자 조사에서 확인된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윤태 oldsport@donga.com·김윤이 기자
#손정민#친구 폰#환경미화원#습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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