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의 수령 500년 느티나무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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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16일 1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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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한 충북 보은의 500년 된 느티나무(사진 위)와 고사 전 느티나무 모습(사진 아래). © 뉴스1
고사한 충북 보은의 500년 된 느티나무(사진 위)와 고사 전 느티나무 모습(사진 아래). © 뉴스1
“한 폭의 풍경화 같은 보은 마로면 들녘 느티나무를 이제 볼 수 없게 돼 아쉽네요.”

청주에 거주하는 한 탐방객의 볼멘소리다.

충북 보은에서 사계절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던 보호수 느티나무가 고사(枯死) 판정을 받아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16일 보은군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마로면 원장리 들녘 한복판에 수령이 500여년으로 추정되는 한 그루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높이 15m, 둘레 6.4m 남짓한 이 느티나무는 보은군이 1982년 8월 보호수 보은-6호로 지정하고 관리해 왔다.

이 느티나무는 여름철에는 주민들에게 그늘을, 가을철에는 황금색 들판과 어우러져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쏟아지는 별과 웅장한 느티나무의 조화가 환상적이어서 전국 사진작가들이 몰려들었던 곳이었다.

방송사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원’과 영화 ‘달콤한 인생’ 촬영지로도 알려져 탐방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느티나무가 2년 전부터 생기를 띠지 않는 이상증상을 보이면서 주민들이 애간장을 태웠다.

보은군은 지난해 7월 이 느티나무를 살리기 위해 죽은 가지와 생육상태가 좋지 않은 나뭇가지를 제거하는 외과수술을 했다. 수간주사와 아랫부분 토양개량 작업도 진행했다.

정성을 들였지만 결국 살리지 못했다. 최근 군이 나무병원 관계자, 마을이장과 함께 이 느티나무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여 최종 고사한 것으로 판정했다.

보은군은 4월27일자로 이 느티나무를 보호수에서 해제했다.

현재 누군가 고의로 제초제를 살포하거나 나무 주변 땅속에 뿌려 느티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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