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 관광 상징 ‘와이키키’ 옛 명성 되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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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부도後 19년간 흉물로 방치
충주시, 민간개발 투자협약 체결
내년 8월까지 관광호텔로 조성

충주시는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과 민간개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수안보 와이키키에 미디어아트 전시장, 식물원 카페, 감성 관광호텔을 조성하기로 했다. 7일 열린 투자협 약식(왼쪽 사진)과 와이키키 전경. 충주시 제공
충주시는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과 민간개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수안보 와이키키에 미디어아트 전시장, 식물원 카페, 감성 관광호텔을 조성하기로 했다. 7일 열린 투자협 약식(왼쪽 사진)과 와이키키 전경. 충주시 제공
고달픈 현실 속에서 나이트클럽 밴드로 살아가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쓸쓸하게 그린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배경은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의 ‘와이키키호텔’이다.

와이키키는 1980, 90년대 온천관광지인 수안보를 대표하는 곳이었다. 2002년 부도가 난 뒤 19년간 흉물로 방치되던 와이키키가 복합휴양시설로 새롭게 탄생한다. 충주시는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대표 김주연)과 392억 원 규모의 민간개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업체는 내년 8월까지 감성 관광호텔로 조성하기 위한 구조변경을 진행한다.

기존 연회장과 지하 공간 1, 2층에는 ‘아르테 뮤지엄 제주’와 같은 미디어 작품 전시장을 만들어 빛과 음악을 이용한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물놀이와 공연 시설로 사용했던 유리온실은 실내식물원 카페와 수생정원으로 변신한다. 호텔 2, 3층은 좁은 객실을 구조변경해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뉴트로 감성’의 관광호텔로 개발한다. 김주연 대표는 “와이키키가 갖고 있는 잠재력과 가치를 활용해 유행을 선도하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갖춘 명소로 재탄생시킬 것”이라며 “전국의 핫플레이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도 후 방치됐던 와이키키는 2010년 한 업체가 ‘신재생 그린 테마파크’로의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이랜드가 2013년 인수해 대규모 휴양시설로 개발하려다 내부 사정으로 2017년 포기했다. 이번 투자협약은 충주시와 케이클라비스의 긴밀한 협력과 이종배 국회의원, 충북도 관광항공과의 지원으로 성사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와이키키가 새롭게 꾸며지면 수안보 도시재생사업, 중부내륙선철도(수안보역) 개통의 시너지 효과로 침체에 빠진 수안보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그동안 기업 유치에 많은 노력과 성과를 거둔 시는 이제 2030 충주 관광 활성화 비전을 수립하고, 중원휴양레저타운 사업자도 선정하는 등 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와이키키 개발이 수안보 온천과 충주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키키가 있는 수안보 온천은 ‘왕(王)의 온천’으로 불린다. 조선왕조실록에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기록돼 있다. 이승만, 박정희, 최규하 등 역대 대통령들도 수안보에서 온천을 즐겼다.

수안보 온천은 충북의 알프스로 불리는 조령(鳥嶺)의 서북쪽 산비탈 아래 자리 잡았다. 3만 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온천이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 250m의 암반층에서 솟구치는 온천수는 섭씨 53도이며, 산성도(pH) 8.3의 약알칼리성을 띠고 있다. 충주시는 ‘중앙 집중 방식’으로 철저한 수질 관리를 거친 온천수를 호텔과 대중탕 등에 일괄 공급하고 있다. 수안보를 찾는 관광객들이 숙박업소와 대중탕에서 양질의 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이유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수안보#와이키키#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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