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사에 휩싸인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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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단위계획 바꾼 사업계획서에 채권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 반발
우선협상대상자 가처분 신청 제출
세브란스병원 준공 늦춰질까 우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을 조성하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이 공모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지면서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송도국제도시 11공구의 공동주택, 주상복합 건립 수익금으로 병원을 짓도록 되어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을 조성하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이 공모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지면서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송도국제도시 11공구의 공동주택, 주상복합 건립 수익금으로 병원을 짓도록 되어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세브란스병원과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 등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핵심 시설로 꼽히는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이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에스건설 컨소시엄이 지구단위계획과 공모지침을 위반했다며 현대건설 컨소시엄에서 지난달 23일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보전 등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법에 냈다. 이로 인해 인천시민 숙원 사업인 세브란스병원 준공(2026년 12월)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3월 국제캠퍼스 2단계 조성사업을 주관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송도복합개발)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에스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송도복합개발은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교통공사가 지분 51% 출자해 시민 세금으로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채권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인천지법에 낸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우선협상대상자인 지에스건설 컨소시엄은 사업신청서에서 주상복합과 공동주택 층고(높이)를 규정보다 높이는 등 지구단위계획을 위반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송도 11공구 지구단위계획은 주상복합 110m(약 33층), 공동주택 45m(약 13층)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에스건설 컨소시엄은 주상복합 150m(약 49층), 공동주택 높이는 110m(33층)로 각각 대폭 높였다. 송도복합개발이 공모 전 발표한 공모지침 5조에는 공동주택 부지는 용적률 기준 155% 이하, 최고 높이 45m 이하, 주상복합 부지는 용적률 300% 이하, 최고 높이 110m 이하로 규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지구단위계획, 기타 인허가 사항을 확인해 설계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문제는 인허가를 맡고 있는 인천경제청이 이 사업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송도복합개발은 인천경제청과 지구단위계획에 관해 자문이나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특혜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높고 책임까지 져야 하는데 어느 공무원이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기안하겠냐”고 반문했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송도복합개발 관계자를 불러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인천경제청은 ‘11공구 국제화복합단지 등 개별 사업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위원 선정 과정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송도복합개발은 심의 평가일 7일 전 갑자기 ‘평가위원 풀(Pool)’을 변경했다. 인천시,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 평가위원에서 풀을 구성하려다가 갑자기 대한건축학회, 국토도시설계학회 회원으로 바꿨다. 인천지역에서 벌어지는 각종 공모 사업의 평가위원은 인천시, 인천경제청, 인천도시공사 평가위원 풀이 참여해왔다.

그러나 이번 풀 구성 대상에 속한 대한건축학회와 국토도시설계학회는 우선협상대상자인 지에스건설의 간부가 부회장을, J건설 간부가 이사를 맡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송도복합개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평가위원에게 지구단위계획 논란을 충분히 설명해 평가에 반영됐고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 시행을 하지 않아 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처분 신청을 낸 쪽에 불법 행위도 있어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연세대#국제캠퍼스#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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