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동호회서 만나 하룻밤 보낸 뒤…“돈달라” 협박한 50대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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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4월 30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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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등산 후 하룻밤을 함께 보낸 산악동호회 남성에게 “불륜을 폭로하겠다”며 지속적으로 협박해 돈을 뜯어낸 5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손정연 판사)은 공갈,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56)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산악동호회 회원인 A 씨는 지난해 1월 19일 치악산을 등산한 후 같은 동호회 회원 B 씨(59)와 술을 마시다 함께 모텔에 투숙해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A 씨는 B 씨에게 “보상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 (동호회) 밴드에 공개하겠다”, “집에 찾아가 아내와 자식들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로 협박했다.

B 씨는 500만 원을 A 씨에게 송금했다. 그러나 A 씨는 더 큰 금액을 요구하며 B 씨를 협박했다.

A 씨는 성범죄 처벌 수위 내용이 있는 인터넷 블로그 주소를 문자메시지로 보내며 B 씨를 괴롭혔다. 그는 ‘성범죄 처벌은 벌금이 최하 1500만 원이니 1000만 원을 더 달라. 돈이 없으면 매달 100만 원씩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2월까지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지인에게 알리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2개월간 179회에 걸쳐 전송했다. B 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A 씨는 같은해 3월 21일 지인 주선으로 B 씨를 만나 “옷을 벗겼다고 인정하고 돈을 주기로 약속했으면 달라”고 했고, B 씨가 응하지 않자 B 씨 얼굴에 물을 끼얹고 막걸릿잔을 집어던졌다.

재판부는 “모텔에 같이 투숙한 사실은 인정되나 B 씨가 A 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는 볼 수 없다”며 “B 씨가 A 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음을 전제로 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결국 B 씨의 범죄행위를 알려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겠다는 취지의 예고를 하고 심리적 압박을 가해 합의금을 받아내겠다는 것이고, 이는 A 씨의 행위 자체가 또 다른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것이어서 권리실현의 수단과 방법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고 덧붙였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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